이재명 지사가 24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비상조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0.2.24
이재명 지사가 24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비상조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0.2.24

이재명 경기지사, 신천지 명단 확보에 인기↑
박원순 서울시장 “강제적 수단 동원” 주장
광주시는 신천지와 협조 분위기 속 집중 대처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주범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해 광주와 경기도·서울이 상반된 대응 방식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신천지가 정부기관에 비협조적이란 주장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25일) 과천시 별양동 쇼핑센터 건물 4층에 있는 신천지 총회 본부에서 강제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도내 교인 3만 3582명과 과천 내 예배 교인 993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이날 진행된 강제 역학조사에는 경기도 역학 조사관 2명, 역학조사 지원인력 25명,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2명 등 총 40명이 동원됐고 현장에 경찰 2개 중대를 배치하고 구급차를 대기시키는 등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지휘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역학조사 과정에서 신천지 교인 1만여명이 집결한 예배가 지난 16일 과천에서 개최된 것을 확인했고 예배 참석자 중 수도권 거주자 2명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어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할 때까지 더는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시간 내에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저희가 역학조사를 현장에서 하게 됐다”며 “임의 제출된 명단은 가공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원본과 대조하고 받기 위해서 온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이번에 입수한 명단을 바탕으로 정부와는 별개로 전화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증상의 유무를 확인하고, 그중에서 검사할 필요가 있는 사람을 분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정부는 25일 오후 신천지 신도 전체 명단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한다고 밝혔음에도 이 지사는 25일 오전 강제 역학조사를 독자적으로 실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내 도심집회 금지를 명령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아,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대규모집회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집회에 앞서 ‘범투본 집회금지 명령서’를 전달했으나, 범투본 측은 집회를 강행했다.ⓒ천지일보 2020.2.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내 도심집회 금지를 명령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아,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대규모집회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집회에 앞서 ‘범투본 집회금지 명령서’를 전달했으나, 범투본 측은 집회를 강행했다.ⓒ천지일보 2020.2.22

박원순 서울시장도 신천지에 대한 강경대응 모드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신천지 측에서 서울시에 서울지역 신도 명단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데, 한시라도 빨리 신도 명단을 제출해 달라”며 “만약 계속해서 명단 제출을 거부한다면 압수수색 등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명단을 확보해줄 것을 정부와 경찰에 건의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광주광역시는 신천지와 원활한 소통을 보이면서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광주 신천지교회는 이미 폐쇄조치가 끝나 추가적인 강제조치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는 이날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광주광역시가 직접 밝히는 코로나19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글에서 시민들이 제기하는 의문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우선 추가 확진자가 처음 발표된 지난 21일 선교센터와 복음방 등 총 92곳에 대한 폐쇄조치와 방역을 완료했다. 이후 예배, 성경 공부 등이 금지됐으며 광주시와 관할구청에서 출입 통제하고 있다.

시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신천지 시설 폐쇄’에 강력 대응하는데, 광주시는 소극적이냐‘는 주장은 가짜뉴스”라며 “광주는 이미 폐쇄조치가 끝나 추가적인 강제조치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시는 사실상 전수조사의 효과가 있는 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전수조사가 3만 2000여명의 교인을 일일이 확인‧관리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는 새로운 감염자와 접촉자를 찾아내 신속하게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코로나 감염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 즉 ▲2월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 방문자 등을 확인해 감염 여부를 검사한 끝에 4명의 확진자를 밝혀냈다.

역학조사와 신천지 측의 협조(5차례 명단 통보)를 받아 300여명의 접촉자를 파악해 3명의 추가 확진자를 확인했다. 나머지는 모두 격리 조치하고 1:1 관리를 통해 하루에 두 번씩 증상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날 신천지 측이 정부에 교인들의 명단을 넘기겠다고 밝히자 광주시는 명단을 받는 대로 직원 1000여명을 동원해 바로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시는 “2월 16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교인들은 검사의뢰, 자가 격리 등으로 분류 후 특별관리를 할 예정”이라며 “대구교회를 방문하지 않고 증상이 없는 사람은 관리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차후 계획을 밝혔다.

이같이 서울과 경기도의 신천지에 대한 강경대응과 광주시의 협조적인 분위기가 상반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이 지사와 박 시장의 이런 강경대응 배경에 다른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실제 이 지사는 신천지에 대한 긴급 강제 역학조사에 돌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데 힘입어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치고 차기 대선후보 인기 순위 3위까지 올라갔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2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26.2%)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낙연 전 총리(27.4%)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11.4%)에 이어 3위(7.8%)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휴대전화 가상번호로 표본을 추출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무선전화조사 100%) 방식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기에 신천지가 광주시에 협조 체제를 잘 유지하고 있고, 신천지가 신도 전체 명단을 정부에 제출하기로 한 점으로 미뤄볼 때 정부에 비협조적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5일 오전 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회의’에 참석해 각 기관별 2020 성과창출 계획과 코로나19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제공: 광주시) ⓒ천지일보 2020.2.25
이용섭 광주시장이 25일 오전 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회의’에 참석해 각 기관별 2020 성과창출 계획과 코로나19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제공: 광주시) ⓒ천지일보 2020.2.25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