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WHO는 최고 수준 경보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코로나19가 아직 세계적 대유행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중국 현지 조사단 中 치켜세워

“가장 발빠르고 야심찬 조치”

초기 대응 미흡 등은 언급안해

“코로나19, 아직 대유행 아냐”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후 ‘중국 편들기’로 비난을 받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현지 조사를 마치고도 칭찬 일색 평가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에 도착해 코로나19 확산 현황과 중국 정부의 대응을 조사한 WHO 전문가팀은 전날 베이징에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사팀을 이끈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는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많은 데이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으며, (중국이) 취한 조치들 덕분에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에일워드 박사는 중국 정부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을 봉쇄한 덕분에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면서 “세계가 빚을 졌으며, 이 도시의 사람들은 특별한 시기를 지나 왔고, 여전히 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중국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질병과 맞서 질병 통제에 있어 가장 오래된 전략 중 하나를 채택했다”며 “중국 정부는 역사상 가장 야심 차고 발 빠르다고 평가되는 대단한 범정부·범사회 접근법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이 코로나바이러스 질병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중국의 경험과 자원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이 질병에 관해 가장 경험이 많으며, 심각한 대규모 발병 사태를 호전시킨 유일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WHO 중국 조사팀의 이 같은 ‘칭찬 일색’의 평가는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비판해온 중국 등 중화권 매체와의 태도와는 다르다.

차이신 등 중국 현지 매체는 우한 내 극심한 의료시설 부족과 초기 대응 미흡 등으로 수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실태를 알렸으며, 중국 당국이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코로나19 발병 후 WHO는 ‘중국 편들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이후 한 달여 동안 바이러스가 인접국을 중심으로 퍼지며 국제적 상황으로 번지는 데도 WHO는 추이를 지켜본다는 말로 일관하다 뒤늦게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이미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 29개 국가와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황이었다. 

WHO는 중국이 중국이 발병 사실을 처음 보고한 지 한 달 반,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열흘 후에 중국에 현지 조사팀 선발대를 보냈다.

당시에도 중국 현지 조사팀은 우한을 제외하고 베이징시, 광둥성, 쓰촨성 등만 돌아보려고 했다가, 발병 진원지인 우한을 빼놓는다는 거센 여론 비난을 받은 후에야 우한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대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와 이란, 한국의 갑작스러운 (감염자) 증가는 매우 우려된다”며 “WHO는 이미 최고 수준의 경보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당분간 우리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으로 무제한적인 확산을 보지 않고 있으며, 우리는 대규모 중증 질환이나 사망을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바이러스가 팬더믹 가능성을 지니고 있느냐? 물론이다”라며 “우리가 거기에 도착했는가? 우리의 평가에 따르면 아직 아니다”고 덧붙였다.

사무총장은 “팬더믹이라는 단어의 사용 여부는 그 바이러스의 지리적인 확산과 질병의 심각성,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평가에 근거한다”며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세계 각지에 발생하고 다른 방법으로 각국에 영향을 미치며 맞춤형 대응을 요구하는 전염병”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금 팬더믹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사실에 맞지 않으며 두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는 팬더믹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아직 팬더믹을 선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그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여전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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