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3차 대선 후보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응원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3일 3차 대선 후보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응원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샌더스 대세론’ 굳어지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78)이 22일(현지시간) 3차 대선 후보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도적 격차로 1위를 차지하면서 ‘샌더스 대세론’이 조기에 점화할지 주목된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에게 간발의 차이로 밀린 샌더스 의원은 2차 뉴햄프셔, 3차 네바다에서도 1위를 오르며 설욕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CNN방송 등은 개표 초반부 샌더스 상원의원의 승리를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AP통신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네바다에서의 완승으로 전국적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42% 개표 결과, 카운티 대의원 확보율을 기준으로 샌더스 상원의원은 47.0%로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 뒤를 이어 20.8%로 2위에 올랐고, 부티지지 전 시장은 15%로 3위로 내려앉았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또다른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 후보,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각각 9.4%, 4.0%, 3.7%로 4∼6위에 올랐다.

워런 상원의원은 진보 진영 내 샌더스 표쏠림 가속화로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뉴햄프셔에서 깜짝 3위에 올랐던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파이를 더 키우지 못한 채 5위로 떨어졌다. 반면 스테이어가 5위권 내 깜짝 진입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샌더스-부티지지’ 신(新) 양강 체제가 휘청거리면서 샌더스 원톱 독주체제로 경선구도 재편이 가속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 진보 진영이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표를 몰아주며 결집한 반면 이에 맞서는 중도진영 내 절대 강자가 없는 상태에서 중도 표가 계속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여기에 애초 대세론 주자로 꼽혔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초반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부진한 결과가 나오는데다 ‘중도 대안주자’로 급부상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첫 TV토론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샌더스 대세론에 한층 힘을 보태고 있다.

무엇보다 백인이 많은 아이오와·뉴햄프셔와 달리, 유색인종 비율이 높은 네바다에서의 승리는 샌더스 의원에게 의미가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최근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잇따라 1위를 차지하며 대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NPR 라디오, PBS 뉴스아워,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지난 13∼16일 실시한 전화여론 조사에서 31%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NBC방송의 지난 14∼17일 조사에서도 27%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아직은 대세론이라는 말을 꺼내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샌더스 열풍의 원동력인 뚜렷한 진보 성향이 민주단 주류 또는 중도진영의 표심을 끌어내는 확장성에선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난데없이 등장한 ‘러시아 지원설’을 샌더스 의원이 어떻게 돌파할 지도 주목된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뒷받침하기 위해 샌더스 캠프를 돕고 있다는 의혹으로,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중도진영 확장성이 제한적인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손쉽게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러시아가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네바다에서 2위에 오르며 기사회생의 모멘텀을 확보, 흑인 비율이 높은 강세지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를 차지해 초반전의 참패를 만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중도 대안 후보로 급부상한 블룸버그 전 시장이 슈퍼화요일을 계기로 본격 경선에 참여하는 만큼 중도주자간 슈퍼화요일 혈투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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