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문 대통령(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기재부·산업부·중기부·금융위 업무보고 전 발언하고 있다.
발언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4.15 총선시기 맞물려 코로나사태 터지자

대통령부터 여당 인사들까지 신천지 공격

‘신천지 전수조사’까지 운운하며 종교탄압

 

“코로나 사태는 총체적 방역실패가 원인”

입국금지 안한 한국 일본만 감염자 급증

31번 확진자는 누가 감염시켰는지 답해야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19를 일으켰나. 대통령부터 여당 인사들까지 마치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의 진원지인 것처럼 신천지를 공격하고 있다. 기성교단이 만든 ‘이단 프레임’에 익숙해진 언론도 덩달아 신천지 공격에 재미가 들린 듯싶다.

신천지 교회 공격의 발단은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후 확진자가 속출하자 대통령부터 정치인들은 물론 언론까지 ‘31번 확진자’와 ‘신천지 교회’가 마치 코로나 원흉인 것처럼 공격하고 있다. 코로나 근원지는 세계인이 익히 알고 있듯이 중국 우한이다. 감염원인 중국을 입국금지하지 않고 있는 한국과 일본만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게 팩트다.

31번 확진자가 발생할 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나? 31번을 탓하고 신천지 교회를 탓하기 전에 왜 31번이 감염됐는지부터 정부는 밝혀야 한다.

대통령의 ‘신천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발언을 즈음해 과거 메르스 사태 때 정부를 맹공격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도 ‘신천지 전수조사’ ‘신천지 폐쇄’를 운운하며 신천지 탄압에 가세했다. 4.15 총선이 다가오는 즈음에 터진 이번 코로나 사태를 신천지와 엮어 표를 얻어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이 속출했다.

26일 오후 서울시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0.1.26
박원순 서울시장.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DB

◆“중국은 안 막고 신천지만 치나”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로부터 코로나19 대응 긴급 현안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을 언급하며 “예배와 장례식 참석자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정 종교단체를 겨냥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신천지 교회 측에 적극 협조를 요청하는 취지라며 강제 수단을 동원하란 뜻은 아니라고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특정종교 단체를 언급한 이후 신천지 교회에 대한 정부와 질병관리본부의 태도는 협박에 가까워졌다는 전언이다.

대통령 발언 이후 여당 인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신천지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방역당국에 협조하라당국의 통제를 벗어나면 감당 못 할 후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겁박하고 나섰다. 사실상 피해자에 대한 협조 요청이 아닌 가해자를 향한 엄포로 들린다.

지자체장 일부는 이참에 신천지를 폐쇄 조치하겠다며 대통령보다 한 술 더 뜨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오전 서울의 신천지 관련 시설 폐쇄와 함께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집회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조기근절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0.2.11
이재명 경기도지사.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DB

이재명 경기지사는 “상황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강제폐쇄, 집회 금지 명령, 강제소독 등 긴급행정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면 경찰관까지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이재명 등 여당인사들의 이런 태도와 관련해 21일 이정훈 TV 진행자 이정훈씨는 유튜브를 통해 “‘전수조사’라는 것 자체가 공포심을 조장하는 발언이며 대통령도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일침을 가하고 이런 태도가 ‘인민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뿐 아니라 모든 교회와 단체에서도 집회가 이뤄질 수 있다. 전수 조사를 할 것이라면 신천지만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교회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총선을 겨냥해 ‘신천지는 사이비’라는 프레임을 갖고 움직이지 말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라”고 주문했다. 더불어 메르스 사태 때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지사 등이 현 정부를 맹공격했던 것과도 비교하며 “정치인이 나서서 선동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같은 국민인 신천지를 향해 적대감을 갖지 말고 우리에게 핵을 겨누는 북한에 적대감을 가지라”면서 “코로나 사태를 해결하려면 중국을 겨냥하라”고 했다. 이어 “중국은 안 막고 우리 국민인 신천지만 저렇게 치냐”고 일침을 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대구교회가 폐쇄돼 있다. 19일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 2020.2.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대구교회가 폐쇄돼 있다. 19일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 2020.2.19

◆“총체적 방역실패, 신천지 탓 말라”

한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1일 한국경제와의 긴급인터뷰를 통해 “신천지 때문에 코로나가 뚫린 게 아니라 총체적 방역 실패”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에서는 방역을 잘해 왔는데 신천지 때문에 방역이 뚫렸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교회 예배뿐만 아니라 영화관, 세미나 등등 어느 상황에서든 대규모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상황에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했어야지 이제 와서 신천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재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거부해 방역망이 뚫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전담병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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