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18일 이 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옆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0.2.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18일 이 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옆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0.2.18

의사에 코로나 진단법 묻자 “나가라”

“보건소, 대상 아니라며 검사 거절”

“내가 보건소 측에 졸라서 검사 받아”

“병원, 보건소, 119 모두 우왕좌왕”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코로나19 슈퍼전파자로 낙인찍혔던 31번 확진자 A씨가 21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두 번이나 코로나 진단 검사를 거부했다고 하는 데 사실이 아니다”며 진단과정을 세세히 밝혔다.

A씨는 “처음 새로난병원 입원 중 폐렴 증상이 있자 의사가 코로나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검사 방법을 물었지만 답은 해주지 않고 병원에서 나가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을 통해 수소문해 수성구 보건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착 후에도 혼란은 이어졌다. 수성구 보건소에 문의했을 때는 의사소견서를 요구해서 가져갔지만 막상 소견서를 제출하니 필요 없다고 했다. 이어진 문진 과정에서는 중국인을 만난 적 없다고 답하자 ‘코로나 검사 대상이 아니다’며 검사를 해주지 않으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다른 질병이면 몰라도 코로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니 검사를 해달라고 조르자 마지못해 의사가 빈방으로 안내를 해줬고, 그곳에서 30분 후에 방역복을 입고 온 의사를 통해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검사 후 “택시를 타고 귀가해도 된다는 의사 말을 듣고 가던 중 되돌아오라는 간호사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격리해야 된다는 원칙을 의료진도 제대로 숙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건소로 돌아가서도 혼란은 계속됐다. 10분 내로 온다던 앰뷸런스는 30여분이 지나서야 왔고, 곧 바로 대구의료원으로 후송됐다. 대구의료원에 도착한 이후에도 119구급대가 앞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가 지정문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의료원 측 말을 듣고 다시 구급차에 올라 10여분을 돌아가 대구의료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A씨는 “검사 전에도 준비사항을 듣지 못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보건소에 갔다가 갑자기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됐고, 코로나 검사부터 격리되기까지 의료진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봤다”며 부실한 방역실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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