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불법 노점 행정대집행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 옛 수산시장 상인들이 노량진역 1번 출구 앞에 설치했던 노점 20개동이 기습적인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됐다.
21일 동작구에 따르면 구청은 이날 오전 4시경부터 구청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을 각각 300여명씩 투입해 설치된 노점을 철거했다.
구청은 철거에 지게차 1대와 집게차 2대, 트럭 7대를 투입했고, 소식을 들은 상인과 연대단체 등 100여명은 이에 반발하며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항의했다.
이들 중 일부가 행정대집행을 막으려 집게차 위로 올라타는 등 항의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용역업체 직원 1명과 상인 2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양측의 충돌 사태에 대비해 경찰은 노량진역 앞 4개 차선을 막고, 현장에 경력 200여명을 투입했다. 이들 중 연행된 인원은 없다.
구청은 오전 6시 30분경 행정대집행을 마무리한 후 방역차와 청소차 등을 동원해 현장을 정리했다.
구(舊) 노량진시장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동작구청이 무리한 강제 철거로 상인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이에 대한 규탄 성명문을 냈다.
성명문을 통해 시민대책위는 “구시장 상인들의 마지막 생계수단인 노점 매대 등을 폭력적으로 강제 철거했다”며 “안전을 위해 집행을 중단하라는 상인들의 요청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작경찰서 역시 인력을 동원해 상인들의 저항을 차단하고 폭력 철거에 조력했다”고 주장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앞서 9차례 계고장을 보내 불법 노점 자진 철거를 요청했다”며 “이행되지 않아 행정대집행을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주민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을 침해하는 불법 노점에 대해서는 타협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 노량진수산시장과 2015년 완공된 현대식 신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싼 갈등은 4년이 넘도록 갈등 상태다.
지난 1971년 지어진 구시장 건물은 2004년 건물안전 사고 위험평가에서 안전등급 C등급을 받고, 이후 수협 측이 2012년 새 건물 공사에 착수해 2015년 완공됐다.
이후 새 건물 완공을 앞두고, 수협과 구시장 상인들을 둘러싼 충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구시장 상인들은 공간이 협소하고, 임대료가 비싸졌다는 이유 등으로 입점을 거부하고, 노량진역 앞에 불법 노점을 세우고 항의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노량진역 1번 출구 앞에 설치된 2개소를 시작으로 회, 어패류 등을 판매하며 20개동까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