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왼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러시아를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왼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 기업을 제재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와 운송을 중개한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프트의 무역부문 자회사 로스네프트 트레이딩 SA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마두로 정권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 후에 나온 조치였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 PDVSA는 이번 조치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장악하려는 미국의 “경제적 살해”라고 비난했고, 러시아 정부도 “국제법상 불법 조치”라고 반발했다.

이번 제재로 베네수엘라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석유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 능력을 위협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로의 원유 이동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19일 ‘에너지 비상상황’을 선포하며 올해 하루 원유 생산량 목표를 200만 배럴로 높이도록 지시했다. 이는 기존 원유 생산량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러시아 로스네프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로스네프트 전체가 아닌 자회사 한 곳만을 겨냥한 제재인 데다 3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또 로스네프트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의 부분적인 제재를 받은 적이 있어 이미 많은 미국 업체들이 로스네프트와 거래를 중단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리처드 네퓨 미 컬럼비아대 에너지 연구원은 AP에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이게 만든 경고 사격에 가깝다”며 “실제로 러시아를 벌주지 않으면서 러시아인처럼 보이는 누군가를 쏜 셈”이라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과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재가 발표된 후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 제재가 “베네수엘라와의 관계에 절대로 영향을 줄 수 없다”며 “오히려 양국 관계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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