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격리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승객 하선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승랙들이 발코니에 나와 밖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도 양성반응 승객이 무더기로 나와 총 확진자가 621명에 달했다. (출처: 뉴시스)
19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격리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승객 하선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승랙들이 발코니에 나와 밖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도 양성반응 승객이 무더기로 나와 총 확진자가 621명에 달했다. (출처: 뉴시스)

 

선내 대기 결정 아베 비판 쇄도

“올림픽·지지율에 초법적 격리”

승무원 마스크 재활용·방호복 없어

하선자들 대중교통 타고 이동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확인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내각과 선내 감염 방지 태세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 완료 승선자 5명 중 1명꼴로 감염이 확산한 데는 크루즈선의 특수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대응한 일본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 대해 20일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국경에서 감염자의 입국을 차단하는 것을 중시했으며 “선내 감염 상황을 우습게 본 감을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승무원과 관련한 대응을 선장의 판단에 맡겨 감염 방지 대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오산’이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19일 기준 크루즈선 승선자 중 확진자는 621명에 달하며, 아직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않은 이들이 있어 감염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야스다 지로 나가사키대 교수(바이러스학)는 20일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기고문에서 “선내는 원래 폐쇄적인 공간이며 인구 밀도가 높고 감염이 확산하기 쉽다”고 탑승자들을 선내에 머물게 한 조치를 비판했다. 그는 “승무원이 복수의 승객에 대응하기 때문에 담당하는 승객에 감염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감염을 확대할 위험이 크다”며 이번 조치가 선내 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야스다 교수는 신속하게 하루에 수천건의 검사를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초기에 감염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구분해서 대응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미 마사히로 ‘의료 거버넌스 연구소’ 이사장은 “대형선의 관리는 어려우며 감염 확대를 막으려면 하선이 필요하다는 논문이 많이 있다”며 “도쿄올림픽 개최나 지지율 등 잡념이 들어간 정치가가 초법규적으로 사실상 격리를 판단했다”고 아베 정권을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탑승자를 선내에 대기하도록 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있다.

와다 고지 일본 국제의료복지대 교수(공중위생학)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37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을 거론하며 “선내 대기는 어떨 수 없다. 도착 직후 하선을 인정했으면 국내(일본 내) 감염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크루즈선 감염 대응 태세가 엉성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아사히 신문 보도에 따르면 크루즈선 내부에서는 감염이 의심 되는 이들에 대한 철저한 격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부인과 함께 탑승한 한 남성(59)은 “요코하마항에 도착하고 한동안 승무원도 승객도 감염 우려에 관해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 분위기가 있었고 감염 예방은 불충분한 점이 있었다”며 “감염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혼재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승무원들도 욕실과 화장실, 침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사람을 안내하는 것도 승무원이 담당했으나 감염 방지를 위한 보호구는 장갑과 마스크 정도였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19일 크루즈선에서 내린 이들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귀가했다. 만약 하선한 이들 중 무증상 감염자가 포함돼 있다면 일본 각지로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할 우려가 있다.

한편 NHK,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크루즈선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2명이 이날 숨졌다.

사망자는 80대 남녀 일본인으로, 감염이 확인돼 크루즈선에서 내려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크루즈선 승객 중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을 포함해 일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3명이다.

지난 13일에는 일본 가나가와현에 거주하는 80대 일본인 여성 감염자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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