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대구교회가 폐쇄돼 있다. 19일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 2020.2.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대구교회가 폐쇄돼 있다. 19일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 2020.2.19

대구 확진자 급증 후 신천지 예배방식까지 논란

신천지 대구교회, 100센티에 한명 앉게 테이핑

장의자 사용 기성교회, 50센티에 한명 꼴 앉아

다수종교 좌식집회 일반화… “감염원부터 찾아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9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신천지 예배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따닥따닥 붙어 앉아 드리는 좌식예배가 문제라는데, 사실일까. 본지가 팩트체크를 해봤다.

20일 기준 31번 확진자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천지교회 성도 중 누적 확진자가 37명이 됐다. 당초 31번 확진자가 예배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천지 교회의 예배형태에도 덩달아 관심이 쏠린다. 그리고 신천지를 비방하는 기독교 목회자들을 인용한 비판 보도들이 쏟아졌다. 맨바닥에 앉아서 드리는 예배방식과 설교 시간에 ‘아멘’이라고 화답하는 형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정리하자면 이 부분은 신천지 교회뿐 아니라 모든 종교단체와 교회에서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부분이다. 신천지 교회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설교 시간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예배 형태다. 신앙심이 좋은 신도들이 있는 교회라면 어느 교회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는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으로 감염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종교단체에 이러한 안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성탄절인 25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이 성탄 미사에 참석한 시민들로 꽉 차 있다.
(서울=연합뉴스) 명동성당 미사모습.

그다음은 교회 예배당 바닥에 앉아서 예배를 드릴 때 주변 사람과의 간격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과 관련해 주변 사람들과 따닥따닥 붙어 앉아서 드리는 예배방식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본지는 신천지 대구교회 홍보담당을 통해 예배당에서 주변인과 거리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파악했다. 설명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는 가로×세로 각각 1m씩으로 바닥에 테이핑을 하고 1㎡ 당 1명씩 앉을 수 있도록 배정했다. 평소 예배 때 이러한 간격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양반다리를 하거나 예배 때 앉는 자세를 바꿀 때에도 옆 사람과 닿지 않는 수준의 간격이다.

기성 일반교회는 성도 간 간격을 어떻게 두고 있을까. 개별 의자를 사용하는 교회도 있지만 보통 교회에서는 성도 좌석은 장의자를 주로 사용한다.

교회 출석률이 좋지 않은 교회는 한 의자에 몇 명이 앉든 신경을 쓰지 않지만, 출석 성도가 많은 교회는 사정이 다르다. 장의자에 앉는 인원수 기준은 어떻게 잡을까.

지난 16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이 교회 장의자에 앉아 있다. 일부 신도들은 마스크를 끼고 예배를 드린 가운데 일부 신도들은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깝게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출처: 유튜브 해당 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2.20
지난 16일 여의도 모 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이 교회 장의자에 앉아 있다. 일부 신도들은 마스크를 끼고 예배를 드린 가운데 일부 신도들은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깝게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출처: 유튜브 해당 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2.20

교회에서 사용하는 가구를 제작해 납품하는 성구사에 신도 좌석인 장의자에 앉을 수 있는 인원수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문의했다. A성구사 관계자는 장의자 50㎝당 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것으로 계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옆사람과 어깨가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유튜브에 공개된 지난 16일 모 교회 주일 예배 영상에서도 옆신도와 어깨를 닿은 채로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 교인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신도수가 많은 여의도 모 교회의 경우 장의자 하나에 많게는 5명까지 앉아 있었다. 옆신도와 어깨가 닿아 움직이기도 불편해 보였다.

장의자 앞뒤 사이는 좌석에 사람이 앉으면 옆 사람이 일어나서 앉은 사람을 넘어 이동하기가 상당히 불편한 간격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 기독교가 아닌 불교나 다른 종교단체에서는 앉아서 집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주변 사람과의 간격을 계산하고 자리를 마련하지는 않는다. 인원수가 많으면 개인당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드는 식이다.

이에 신천지 교회라서 코로나19가 더 확산한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방역망이 뚫린게 원인이라는 게 설득력 있다. 뚫린 방역망으로 한 명이 감염피해자가 됐고, 그 사람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다수가 있는 교회에 출입해 의도치 않게 많은 교인들이 또 감염피해를 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2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지난해 5월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이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의 모습. ⓒ천지일보 DB

신천지 교회는 왜 1성도당 1㎡의 공간을 확보해 바닥에 개인 공간을 표시하는 테이프까지 굳이 붙이게 됐을까.

신천지 관계자는 성도들이 급증하면서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좁은 공간에서 주변의 방해와 불편함 없이 앉아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거리를 계산했고, 그 수준이 가로 세로 각각 1m였다.

바닥에 앉아서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는 것도 신앙적인 이유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돈이 없거나 능력이 없어서 의자를 놓지 않는 게 아니다”며 “거룩하신 하나님께 복을 받기 위해서 예배에 나아오는데, 편하게 의자에 앉아서 자세도 아무렇게나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자세를 바르게 해 예배를 드려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과 예의를 올려드리는 게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신앙인으로서 도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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