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도(茶道) 예절 ⓒ천지일보(뉴스천지)
다도(茶道) 예절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불교에서 유래된 ‘다반사(茶飯事)’라는 단어는 ‘일상적으로 하는 일’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이는 마치 차를 밥 먹듯이 먹는다고 하여 나온 ‘항다반사(恒茶飯事)’의 줄임말이다. 차 문화를 가장 먼저 일으킨 나라는 중국인데 어떻게 우리나라가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이 됐을까.

우리나라의 다도 문화는 조선 후기 초의대선사(草衣大禪師, 1786~1866)가 우리나라에 맞는 다도(茶道)를 정립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는 차에 상당히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었다. 초의대선사는 다도 문화를 넘어 차를 마실 때 갖춰야할 예절을 가르치는 데 중시했다.

그는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들어가는 ‘정성’을 강조했다. 처음 찻잎을 따는 시기부터 찻잎을 건조하는 방법, 끓이는 물의 상태까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고의 차로 선별되면 뜨거운 물에 담가 우려내는데 이때 우리는 차를 따르는 방법, 마시는 과정 또한 엄격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차와 물의 적절한 비율, 차를 우려내는 타이밍, 차를 잔에 골고루 나눌 때 따르는 법, 그리고 이를 자연스럽게 마시는 것을 가리켜 ‘중정(中正)법’이라고 가르쳤다.

초의대선사가 이 모든 것을 다도관 즉 다도 예절을 이루는 과정으로 봤다. 초의대선사가 차에 대해 엄격했던 것은 바로 그의 다도관이 선(禪)과 직결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의 다도관에 따르면 다도란 신(神), 체(體), 건(健), 영(靈)을 함께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체와 신이 서로 고르고 건과 영이 서로 함께 하는 것을 일컬어 다도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그는 “여덟 가지 덕을 겸비한 진수(眞水)를 얻어 진다(眞茶)와 어울려 체와 신을 규명하고 거칠고 더러운 것을 없애고 나면 대도(大道)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초의대선사의 뜻을 좇은 선조들은 차를 많이 마셨고, 군자와 같은 성품을 가진 이들 곁엔 항상 차가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평범한 ‘물’ 한잔이 사람들의 마음에 평정심을 되찾아주는 고마운 ‘약수’가 되기까지는 그만큼 누군가의 정성이 깊게 배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차 문화. 이것은 우리네 선조들이 선(禪)을 이루고자 고심한 흔적과 깊은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고마운 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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