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총학생회가 19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앞에서 총장선거 학생 참여비율 확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학생들이 묵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9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상대 총학생회가 19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앞에서 총장선거 학생 참여비율 확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학생들이 묵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9

교수 764명 전원 투표반영

학생, 1만 6000명 중 32명

직원·학생·조교, 위원회 사퇴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상대학교 총장선거 투표 반영비율을 놓고 구성원들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19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선거 학생참여비율 확대를 촉구했다.

경상대 총학생회는 집회를 열고 “4차례에 걸친 총장선거 비율협의체 협의를 통해 학생비율을 높이고자 투쟁해왔다”며 “하지만 제안된 비율을 수용할 수 없다며 결렬됐고 ‘집단행동을 하든 기자회견을 하든 알아서 하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회는 ‘협상이 잘돼 비율협의체 간 합의를 도출했다’며 대학본부에 거짓말까지 했고 공문을 선거관리위에 보내라했다”며 “이것이 교수회가 가르친 민주주의가 맞는지, 간선제를 직선제로 의결하고 적폐청산을 외치던 교수회는 어디갔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상대 총학생회가 19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앞에서 총장선거 학생 참여비율 확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학생들이 반대서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9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상대 총학생회가 19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앞에서 총장선거 학생 참여비율 확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학생들이 반대서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9

경상대에 따르면 투표 반영비율은 교원을 100으로 했을 때 직원·조교 18.6, 학생 4.1로, 총인원으로 계산하면 교수 764명은 전원 반영되지만, 학생은 1만 5963명 중 30여명, 조교·직원은 140여명이 반영된다.

이를 놓고 직원과 학생대표들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지난 14일 총장선거추진위 회의에서 대학평의원회 구성원 비율과 대학통합 투표 비율을 토대로 각각 24%와 10%를 요구했다.

하지만 교수회 측은 ‘현재 경상대 반영비율은 지방거점국립대 중에서도 최고수준의 비율’이라며 직원과 학생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총학생회장은 19일 집회에서 총장임용추천위원회(총추위) 사퇴를 선언했다. 또 17일 직원협의회장과 대학노조지부장·조교협의회장 등 직원 측 3명도 모두 총추위에서 사퇴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가 9일 오후 2시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총장 투표권 등 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9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가 9일 오후 2시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총장 투표권 등 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9

당초 총추위는 교수 12명, 직원·조교 3명, 학생 1명, 외부동문 1명, 교수추천인 1명 등으로 구성됐지만, 직원·조교와 학생이 전원사퇴에 나서면서 위원회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권오현 경상대교수회장은 “총추위는 이미 구성됐기에 정족수가 3분의 2가 채워지면 선거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권 교수는 학생·직원 참여비율에 대해 “처음에 지방거점국립대 평균을 맞추려다 최고수준의 비율로 재조정했다”며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주고자 애초에 없던 총장선거 참여의 길이 열렸고, 비율도 확대돼왔다. 한꺼번에 다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국적으로 총장선거가 있을 때마다 반영비율을 놓고 갈등이 일어난다. 총장선출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긴 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19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앞에서 총장선거 학생 참여비율 확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9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19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앞에서 총장선거 학생 참여비율 확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9

앞서 오삼석 경상대 직원협의회장은 “교수들이 투표비율을 달리하는 것은 마치 조선시대 기득권들이 양반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모습”이라며 “사실상 교수들이 총장을 결정하게 된다. 신분에 따라 투표가치를 달리하는 지금의 총장선거는 비민주적”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교원인 비정규교수들도 이번 총장선거에서 투표권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권 보장을 촉구했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한편 제11대 경상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투표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열린다. 선거에는 권진회(55)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 교수와 권순기(61) 나노·신소재공학부 교수 등 2명이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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