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잇따른 펀드 사고… 배 불리는 금융권
[경제칼럼] 잇따른 펀드 사고… 배 불리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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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투자자 수난시대다. 예금처럼 안전하다는 창구 직원의 말만 믿고 수억원의 돈을 맡겼는데 원금 전액 손실을 낸 펀드들이 속출하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국내 1위 사무펀드 운용업체인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까지 고객이 투자한 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고위험 금융상품을 은퇴자들, 영세상인들 혹은 70세 이상 노인분들에게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이 상품은 안전하다”거나 “원금 손실이 절대 나지 않는 예금 같은 상품”이라고 홍보했다고 한다.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펀드 투자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전형적인 불완전판매 사례다.

지난해 10월 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은 1조 6천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잠정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사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회계감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투자손실 규모는 1조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투자자의 원금 손실률이 50%를 넘거나 원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펀드도 있었다. 그나마 반토막이 난 돈도 모두 고객 몫이 아니다. 이 펀드에는 증권사들로부터 총수익스와프(TRS)라는 일종의 대출이 껴 있는데, 펀드를 청산할 때는 고객 투자금보다 먼저 상환한다. 이 펀드에 가입한 4000여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사태를 촉발한 라임자산운용은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한 펀드가 투자한 자산이 부실해지면 다른 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돈으로 부실 자산을 정상 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조작했다. 무역금융펀드는 미국의 다단계 금융사기에 휘말린 사실을 고객들에게 속인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일부 임직원은 펀드 운용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아무리 사모펀드라고는 하지만 수조원대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가 철저히 고객을 기만하고 자기 뱃속만 차린 셈이다. 이 정도면 불완전판매를 넘어 대국민 사기극이고 최악의 금융스캔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악의 실적을 낸 반면, 4대 금융지주(신한, KB금융, 하나, 우리)의 순익은 11조원을 넘어서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사상 최저수준의 저금리 기조와 주택대출 규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이자 수익이 늘고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 덕분이다. 라임 사태는 증권사와 은행의 합작품이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돈을 담보로 라임에 대출해주면서 수수료를 챙기고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일반 투자자들보다 먼저 대출금을 회수하는 돈놀이를 한 셈이다. 특히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30여개 은행·증권사들은 이 펀드 판매액의 1% 안팎을 선취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챙겼다. 투자자 보호는 뒷전이고 수수료 수입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태가 이지경이 되도록 금융감독 당국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지난해 7월부터 갖가지 의혹이 제기됐지만 반년에 넘게 지나서야 당국은 신속한 피해자 구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는 50인 이상 모든 사람들에게 투자기회가 주어지는 공모펀드와는 달리 최소 투자금 1억원 이상 소수의 투자자를 비공개로 모집해 운용되는 짬짬이 펀드다. 

사모펀드 시장은 2015년 정부의 규제완화와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공모펀드를 제치고 급성장했지만 투자자 보호에는 미흡하다는 점이 노출된 셈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더라도 불법행위가 상당부분 확인된 만큼 이번 사건은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사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묻도록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사기극을 벌인 금융사는 철퇴를 가하고 단 한명의 억울한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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