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개인의원 8차례 내원
병원 응급실서 총 76명 접촉
배우자도 서울대병원에 들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국내에서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마른기침 등 증상이 나타난 뒤 11일 사이 동네병원 2곳을 8차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을 4시간 동안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의료기관 내 감염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1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9번 환자인 82세 한국 남성은 지난 5일부터 마른기침, 가래 등 증상을 보였다.
이때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이 환자는 서울시 종로구 신중호내과의원을 2회, 같은 지역 강북서울외과의원을 6회 방문한 뒤 지난 15일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다녀갔다. 여기에 종로구 일대 약국도 4회 왕래했다.
이 과정에서 이 환자는 중국 등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고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아 코로나19 의심환자에 속하지 않았다.
게다가 30번 환자는 이전에 외과 처치를 받은 적이 있어 후속치료 목적으로 외과의원을 자주 들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마른기침이나 몸살 기운 등 증상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질환을 치료하는 게 방문 목적이었다.
현재까지 파악된 접촉자는 총 114명으로 대부분이 의료진이거나 환자다. 접촉자 114명 중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 환자 31명과 의료진 및 직원 45명 등 76명을 포함해 37명도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명은 30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은 배우자다.
전문가들은 국내 중소 의료기관의 특성상 많은 환자가 좁은 공간에 밀집할 수밖에 없어 경증 의심환자 선별진료를 보건소가 전담하는 등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원래 외과적인 처치를 받은 적이 있어 후속 치료목적으로 병원에 계속 내원한 환자라고 밝히며 “병원에 방문할 때는 증상이 마른기침이나 몸살 기운 이런 증상이 섞여 있기는 했지만 원래 가지고 있었던 질환에 대한 치료목적이 더 주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가슴 통증이 있어 찾은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심근경색을 의심한 의료진이 방사선 및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진행했다”며 “검사 도중 바이러스성 폐렴 소견을 발견하면서 진단 검사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환자가 방문한 의원과 응급실 등은 이미 소독 및 방역 조치를 마쳤으며 의료진과 환자 등은 격리됐다.
한편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배우자(30번 환자)도 지난 6일에 증상이 발현돼 8일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를 들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을 접한 병원 측은 진료를 했던 의료진을 업무에서 제외하고 진료 공간도 소독했다.
- 코로나19 확산 여파, 369개 사업장 휴업·휴직
- 30번째 코로나 환자 남편 29번 환자 ‘114명’ 접촉
- 코로나 30번째 확진자 양성 판정… 해외여행 기록 無(종합)
- 29번 환자, 알고보니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봉사자
-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총 30명… 408명 검사결과 대기중
- 29번째 코로나 환자 아내도 감염… 국내 총 30명
- 중국 방문한 관악구 30대 남성 사망… 검체 검사 중
- ‘7만 중국인 유학생 격리?’ 정부 방침에 대학들 “사실상 방치”
- 질본 “코로나19 새 국면 맞아… 지역사회 전파 대비책 절실해”
- 코로나19 지역감염 현실화… 폐렴환자 격리 등 선제 대응 나선다
- 성동구 코로나19 확진자 나와… 공공시설 임시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