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 관광객 출입금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정문 앞에 관광객 출입금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2.4

학교밖 유학생관리·감독 곤란

대학 재정 한정적 ‘예산 없어’

“전화·문자로 관리, 방역허술”

“인근 지역주민 우려도 나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도 약 7만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대거 입국할 예정인 가운데 교육부가 이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침을 밝혔으나 정작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 담당인 대학들은 난처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을 받는 일부 대학들은 교육당국의 대응 방침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중국인 유학생들은 사실상 ‘방치’에 가까운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교육부는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입국 후 14일간 등교 중지 조처를 하라고 각 대학에 권고했다. 또한 중국인 유학생의 등교 중지 기간에 이들의 건강 상태와 외출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기숙사 부지 부족 등의 문제로 외국인 유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외부 오피스텔 등을 임대해 기숙사로 쓰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안에서야 어떻게든 관리한다고 하지만 학교 밖의 유학생들까지 관리하는 것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당국은 중국인 유학생의 입국 후 이들을 2주간 격리하라고 하는데 이들이 격리돼 있는 동안 지급해야 할 도시락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모든 것이 다 대학의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예산도 없다.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대한)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머물 기숙사가 학교 외부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우려는 또 나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 관광객 출입금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정문 앞에 관광객 출입금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2.4

다른 A대학 관계자는 “기숙사가 학교 안에 있을 땐 교직원들을 통해 철저한 통제가 가능하지만 외부에 있을 경우 유학생들을 일일이 관리·감독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못하는 여건 속에서 교육부 방침대로 전화나 문자로만 이들의 격리상태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면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부 기숙사가 일반 오피스텔과 같은 곳이라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걱정도 크다고 들었다”며 “무증상 코로나19 환자가 나오고 있으니 확진자와 접촉하면서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해 감염에 무방비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자체의 인력을 활용해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A대학 관계자는 “대학이 한두 곳이 아니라 3~4개나 있는 지자체의 경우 지자체 인원만으론 중국인 유학생을 관리·감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국 대학을 통틀어 약 7만여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몰려올 예정이다. 이들에 대한 꼼꼼한 관리가 이뤄지기엔 현재로선 인력도 재정도 부족하다. 이대로라면 사실상 ‘방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인 유학생의 입국 때부터 철저한 방역조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B대학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세세한 관리·감독이 어려우니 아예 입국절차에서부터 방역 대책을 강화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입국을 금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유학생포함)은 국내에서 연락이 가능한 연락처를 확인 후 입국을 한다”며 “입국 시 ‘자가진단 앱’을 설치한 후 자신의 건강상태를 1일 1회 이상 등록하도록 해 보건당국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가관리앱에 증상 여부를 입력하지 않는 유학생은 보건당국이 전화 확인을 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이번 조치들이 대학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설명회를 실시하고, 그 과정에서 대학의 건의사항을 청취해 지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 관광객 출입금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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