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제주로의 인구 순이동 추이. (제공: 직방)
서울에서 제주로의 인구 순이동 추이. (제공: 직방)

중국 한한령·집값 급등 영향

아파트값, 전년대비 3.66%↓

거래량도 5년새 32% 급감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의 전입한 인구가 10년 만에 서울에서 제주로 유입된 인구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사태에 따른 중국 한한령과 집값 급등으로 제주 거주 여건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7일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 직방이 통계청의 인구이동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 총 10명이 순이동(전입자 수-전출자 수)해 623명이 순이동했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 전입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지난 10년 동안 은퇴노년층의 제주살이 붐이 일어나고,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제주 이전이 늘어나면서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 순이동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제주 내 건설 경기가 활성화된 지난 2015년에는 최고 4083명의 순이동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드(THAAD) 사태 이후 발효된 한한령, 급격히 상승한 주택 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중복되면서 순유입 인구는 점차 줄고 있다. 2015년에는 강남3구에서 총 1059명이 제주로 순유출 됐지만 지난해엔 18명에 그쳤다.

학령기인 10-20세 미만의 제주에서 서울로 순유출은 2015년 대비 3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연간 최고 13.78%까지 상승했던 제주 아파트 가격은 2019년 3.66% 하락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제주 내 집값이 가장 비싼 노형동 아이파크2차의 경우 115㎡(전용면적) 기준 실거래가가 2017년 7월 11억 1700만원에서 2019년 8월 8억 3000만원으로 하락했다. 84㎡도 2017년 2월 8억원에서 2019년 4월 6억 9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외지인 투자도 감소세다. 2012년 이후 제주 외 거주자의 아파트 구입 비중이 20%를 넘었지만 작년에는 15.7%로 줄었다. 특히 서울 매입 비중이 5.2%에 그쳤다.

직방은 인구유출과 함께 제주 아파트 시장 약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직방 관계자는 “이미 급등한 아파트 가격과 사드 이후 주요 산업 부진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제주지역에서 생산연령층이 자리잡지 못 하고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수도권에서 유입됐던 자금과 수요가 다시 유출되는 모습”이라며 “제주 제2공항 건설이슈와 한한령 해제 등 향후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있지만 아파트보다는 토지시장을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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