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간) 수도 베이징에서 2020년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간) 수도 베이징에서 2020년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우한 지역 실태 전한 시민기자 2명도 잇달아 사라져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당국의 여론 통제가 본격화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에서 현장 실태를 영상으로 고발해온 시민기자 2명이 차례로 실종된 데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판한 저명 교수마저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는 15일(현지시간)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시 주석을 공개 비판하는 글을 작성한 쉬장룬 교수의 친구들이 “수일 동안 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쉬 교수는 가장 최근 올린 글의 말미에 “내가 처벌을 당할 거라고 너무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 틀림없이 이건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며 “1년여 전에도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가 자유를 제약당한 적이 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지인들은 글을 올린 뒤 쉬 교수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이 차단됐고 수일 동안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옵서버에 전했다. 다만 이들은 쉬 교수가 구금당한 것은 아니고 베이징 자택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쉬 교수의 이름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삭제된 상태이며,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에서도 수년 전 올린 몇 개의 글만 검색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우한에서 현장의 암울한 실태를 전하고 당국의 대응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던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가 지난 6일부터 연락이 끊겼고, 의류 판매업자 출신의 또 다른 시민기자 팡빈이 우한의 한 병원 밖에서 시신 포대가 가득한 승합차 영상과 '독재 비판' 영상 등을 올린 뒤 역시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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