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점포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2.13 (출처: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점포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2.13 (출처: 연합뉴스)

상인들 위로차 만난 자리 발언

“‘염장’ 지르는 무개념 발언”

“상인 상처 후벼파는 조롱”

모든 야당 일제히 십자포화

정 총리 “친근감 표시한 것”

식당 주인 “기분 좋게 마무리”

민주당 “맥락 이해 없이 왜곡”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 힘들어진 상인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돼 야당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정 총리는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손님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로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신촌명물거리를 찾았다.

한 안경원에서 정 총리는 “요새 (손님이) 좀 줄었죠?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며 “원래 무슨 일이 있으면 확 줄었다가 조금 지나면 다시 회복되니 그간에 돈 많이 벌어놓은 것 갖고 버티셔야죠”라고 발언했다.

다른 음식점에서는 종업원에게 “요새 (손님이) 적으시니까 좀 (일하기) 편하시겠다”라고 말했다. 그 종업원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식당 사장은 “희망을 갖고 용기를 잃지 않고 있다”며 화기애애한 반응을 보이긴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의 한 카페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위축에 따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2020.2.13 (출처: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의 한 카페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위축에 따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2020.2.13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정 총리의 세세한 발언 내용이 알려지며 상인들을 조롱하는 게 아니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저런 식의 농담이라면 배려가 부족한 게 아니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당들은 같은 목소리로 정 총리를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떻게 일국의 국무총리가 서민 고통에 ‘염장’을 지르는 발언을 면전에서 대수롭지 않게 늘어놓을 수가 있단 말인가”라며 지금 얼마나 많은 국민들과 서민들이 힘들어하는지를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 같은 무개념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공감 능력이 부족해도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고 질타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민생 경제와 서민의 생업을 걷어차는 망발이 개탄스럽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닥친 절망적 현실을 한낱 말장난 거리로 생각한 모양으로, 바이러스만큼 ‘세균’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은 “삼권분립 헌법정신마저 파괴하며 달나라 대통령의 2인자를 자처하더니 그새 달나라 총리가 되어버린 것이냐”며 “민생탐방 응원 쇼인 줄 알았더니 민생염장 막말 쇼였다. 귀를 의심케 하는 정 총리의 상인 조롱발언은 경제 폭망에 ‘우한 폐렴’ 확산 이중고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상인들을 세 번 죽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도 “국민들의 아픔에 무감각한 태도였고 자영업자들의 현실에 대한 이해도 감수성도 없는 몰지각한 언행”이라며 정 총리의 정중한 사과를 주문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정 총리의 부족한 공감 능력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소상공인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지금과 같은 인식을 가진 총리가 국정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며 “무책임하고 뻔뻔한 망언이다. 정중히 사죄하라”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김수민 대변인도 “소상공인 상처에 채찍을 휘두르는 언행을 중단하라”며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의 상처를 후벼 파는 조롱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라”고목소리를 높였다.

사태가 커지자 정 총리는 14일 세종시에서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종업원이 ‘국회의원 되기 전에 회사 다닐 때부터 알았다’며 친밀감을 표현하길래 반가워서 편하게 지금 조금 장사가 되지 않더라도 곧 바빠질 테니까 걱정 말고 편하게 생각하시라는 뜻에서 농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총리실도 “안면이 있던 60대 여성 종업원에게 반갑다며 인사하던 중 한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경기 이천시 장호원 한 식당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관련 업무 현장상황실 근무자들에게 선물할 만두를 구매하며 시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경기 이천시 장호원 한 식당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관련 업무 현장상황실 근무자들에게 선물할 만두를 구매하며 시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 음식점의 사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분이 직원이라는 것을 이미 파악한 총리가 (문제의) 말씀을 웃음을 띄우면서 농담조로 건네신 상황”이라며 “격려를 받은 저나 저희 직원분이나 다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는데 난데없이 저희 매장과 총리가 구설에 오르내려 당혹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돼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해당 발언은) 평소 장사가 잘 되는 식당에서 쉴 틈 없이 일했을 식당 종업원에게 건넨 위로기도 하다”며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대화의 한 구절만 도려낸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며 총리를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폄하하는 건 악의적인 정치공세”라며 “(이는) 이 대화의 분위기와 맥락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서민 정서가 완전히 결여된 사람들의 감수성 부족을 드러낸 것에 불과할 뿐이다. 앞뒤 잘라 부풀린 공세로 국민 마음을 상하게 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진실한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해달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