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리비아 동부 지역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8일 카다피 체제의 지배에서 벗어난 벵가지시(市)에서 카다피를 풍자한 벽화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평소 카다피의 독특한 스타일의 옷차림과 과장된 발언을 풍자한 것이다.

카다피가 풍자만화의 소재로 활용된 것은 지난 15일 리비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되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리비아인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카다피가 저술한 독특한 정치·철학 이념서를 배워왔고 그에 대한 우상화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보도에서 드러난 풍자화 중 카다피를 ‘슈퍼 도둑’으로 묘사한 것이 있다. 이 그림에는 ‘S’ 대신에 미국 달러를 나타내는 ‘$’가 가슴에 새겨진 슈퍼맨 복장을 한 카다피가 등장한다. 또 다른 그림에는 ‘역사’라는 이름이 붙은 쓰레기통 속에 카다피가 들어가 있다.

또한 그는 현재 이곳 주민에게 ‘원숭이 중의 원숭이’로 인식되고 있다. 카다피는 과거에 자신을 ‘왕 중의 왕’이라고 소개했었다.

특히 시민들은 지난주에 우산을 든 원숭이 모양의 카다피 인형이나 새장에 갇힌 쥐로 묘사한 카다피 인형을 들고 나와 시위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카다피 체제에서 해방된 벵가지에서 그는 주민의 긴장을 풀어주는 희극의 소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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