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 (출처: 뉴시스)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 (출처: 뉴시스)

기업인들 “어렵지만 투자는 그대로”

항공관세 인하 등 지원 요청하기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경제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경제5단체장 및 6개 그룹 대표와 만났다.

문 대통령을 만난 6대 그룹 총수들은 경제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각종 지원을 부탁했다.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는 구광모 LG 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최태원 SK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이 함께했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석종훈 중소벤처비서관, 도규상 경제정책비서관, 강성천 산업통상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은 글로벌 제조업의 핵심이자 미국과 더불어 가장 큰 시장이다”라며 “IT산업의 경우 여러 면에서 준비한 것으로 극복하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위기는 항상 있었고 극복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보다) 협력사의 어려움이 더 크다. 실질적 지원이 일어날 수 있게 세심히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남대문 시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 이 부회장은 “기업도 기업이지만 전통시장, 소상공인, 꽃가게 등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삼성이 보탬이 될 방안을 챙기겠다.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이다. 2년 전 약속 꼭 지키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이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으로 SK는 전년도 수준의 투자와 고용을 통해 투자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중 항공화물 운송이 폐쇄될 경우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웨이퍼의 조달에 차질이 생긴다”며 “따라서 화물 운송 항공편을 축소하지 말 것을 요청해달라”고 덧붙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정적 부품 조달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생산전략을 재점검하는 중”이라며 “핵심소재부품의 특정지역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일환으로 지난해에 전지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며 “중소협력사에 인력 및 기술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 대통령에게 관세 인하 등 정부의 지원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자동차는 정부의 신속한 지원으로 현재 40개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 중 38개가 재가동을 개시했다”며 “중국 공장에서 근무 중인 근로자가 총 12만명이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일할 수 있게 마스크 등 방역물품이 필요하다. 항공관세를 해상운송 기준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대통령께서도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해 주시고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앞으로 관광·유통·항공 등 어려운 분야에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건의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세제나 재정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요청드린다”며 “롯데호텔의 경우 최근 2만 8000건의 객실 취소가 있었다. 롯데월드 몰의 입점 상인의 매출 감소도 크다. 대통령께서 쇼핑몰에 한번 들르시는 게 어떤가”라고 제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업인들의 건의 사항을 모두 청취한 후 “항공운임에 대한 관세율 인하는 적극 검토 중”이라며 “한중 항공노선 감편이 최소화되도록 국토부 장관과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관광, 유통, 숙박 등 영향이 큰 업종별 대책을 내주부터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친 후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주재원들과 가족들에게 영상 격려 메시지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그러면서 “내수진작 차원에서 저녁 회식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주 52시간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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