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이타적(利他的)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자기의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익을 더 꾀하는 것’이라고 나온다. 이기적(利己的)이라는 말은 그 반대로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것’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정서적 관점에서 보면 이타적이라는 것은 남을 더 위하는 것, 이기적인 것은 자신을 더 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볍게 생각해 볼 때 ‘이타적’과 ‘이기적’은 정 반대의 개념으로 이해되지만 세상을 살면서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이타적인 것과 이기적인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끔 들르는 커피숍이 있다. 목이 좋은 곳도 아닌 주택가인데 몇 집 건너 하나씩 커피숍이 있다. 그런데도 필자가 아는 커피숍 중에는 가장 성공한 커피숍이다. 요즘 가장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커피숍을 어떻게 그렇게 잘 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관찰을 해 봤다. 물론 이렇게 성공한 커피숍의 성공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그 중에 가장 큰 성공요인을 꼽으라면 부부가 다 무척 이타적이라는 것이다. 부부가 다 그러기가 쉽지 않을 텐데 참 신기하다. 요즈음은 고객 중에 한 분이 커피숍을 냈다고 같이 걱정해주고 도와주다가 건강까지 좀 안 좋아졌을 정도이다. 아마도 도움을 받는 분은 평생 은인으로 살 것이다. 그렇게 기꺼이 도움을 주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조차도 단골이 안 될 수가 없다. 우리 손님들은 의리 있고 좋은 사장님을 소개해주고 싶으니 좀 멀어도, 좀 바빠도 그 커피숍을 가게 된다. 가장 이타적인 행동들이 그 커피숍이 잘 되는 최고의 비결인 셈이다.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정육점이 있었는데 그 점원은 주인에게 불만이 많았다. 주인을 망하게 하고 싶었던 그 점원은 주인이 없을 때 오는 손님들에게는 고기를 넉넉하게 주었다. 고기를 후하게 준다고 소문이 나자 더 많은 손님들이 그 정육점을 찾게 됐다. 점원의 의도는 빗나가고 그 정육점은 점점 더 잘 돼서 정육점 주인은 부자가 되게 됐다. 점원의 이타적인 행동이 주인의 이익이 됐다. 점원의 이익이 되지 못했던 것은 그 이타적인 행동이 진심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장 이타적인 행동이 가장 이기적인 결과를 만든다. 쉬운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내용 같다.

어느 날 한 선비가 길을 가는데 멀리서 한 사람이 등불을 들고 오고 있었다. 벌써 날은 어두워지고 가까이 다가왔을 때에 보고 선비는 깜짝 놀랐다. 등불을 들고 오는 사람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선비는 시각장애인에게 앞도 볼 수 없는데 왜 등불을 가지고 다니냐며 비웃듯 물었다. 시각장애인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이 등불은 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등불은 상대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캄캄해졌을 때 앞을 잘 못 봐서 시각장애인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등불을 가지고 있기에 그런 위험은 없어지게 된다. 이타적인 마음의 아름다운 행동은 부메랑이 돼서 본인에게 복을 가져다준다.

사람들은 이기적인 사람이 더 잘 사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맞을 수도 있다. 이기적인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벌 수는 있다. 하지만 더 행복하지는 않다. 행복은 이타적인 사람들에게 주는 신의 선물인 것 같다. 이타적인 사람은 모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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