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에게 뺏긴 카드.휴대폰 정지시켜라"
아주대병원, 생명구하는 치료 완료

(수원=연합뉴스) '아덴만 여명작전'중 해적에게 총상을 입고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중인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호흡하는 등 의식을 회복했다.

아주대병원 유희석 병원장은 28일 오후 브리핑을 갖고 "지난 11일 2차수술후 17일째를 맞아 석선장이 자발적 호흡 기능을 완전히 회복했다"며 "기관절개를 봉합하지 않은 상태지만 말도 수월하게 한다"고 밝혔다.

유 병원장은 "복부 봉합한 3곳도 말끔히 치유되고 있고 총상으로 인한 골절 부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 선장은 지난 18일부터 인공호흡기의 양을 조절해 자발호흡을 할 만큼 폐 기능 상태가 호전됐고 25일부터는 자발호흡만으로 생명유지가 가능하게 됐다고 유 병원장은 전했다.

발성튜브를 통해 석 선장은 지난 25일밤 띄엄띄엄 말을 시작했고 이국종 중증외상센터장이 '선장님 이름이 뭐에요?"라고 묻자 석해균'이라고 또렷이 답했다고 유 병원장은 설명했다.

석 선장은 특히 '해군참모총장님이 문병오신다'고 하자 '부산 집에 있는 내 해군 겨울정복을 가져오라고 해야 겠다'고 답하고 딸을 불러 '내 동정복을 가져와라'고 했다.

또 면회온 아들을 보고 '해적에게 뺏긴 삼성카드와 휴대폰 정지시켜라. 회사에 연락해서 남은 짐 확인해 봐라' 등의 말도 했다.

석 선장은 그러나 설에 잠시 의식을 회복했던 것을 기억하는 지에 대한 의료진의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유 병원장은 "의식이 상당히 회복되어 있으나 가끔 없던 일을 예기하거나 가족 간의 일들을 틀리게 기억하는 등의 혼동 증상이 있어서 완전 회복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현재 석 선장의 활력징후는 혈압 130/80mmHg, 맥박 86회/분, 체온 37도를 유지하고 있고 혈소판 등 수치도 정상상태라고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설명했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석 선장의 생명을 구하는 치료를 끝났다고 보고 이번 주말 석 선장을 일반병동으로 옮긴 뒤 팔.다리 3군데 골절부위의 상황에 따라 기능 회복을 위한 정형외과 추가 수술 및 치료에 들어갈 예정이다.

석 선장은 지난달 15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21일 아덴만 여명작전중 총상을 입은 채 현지 수술을 하고 지난달 29일 국내로 이송돼 아주대병원에서 2차례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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