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4.27 재보궐선거에서 유력한 강원지사 후보로 지목돼 온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오는 2일 한나라당 입당과 출마를 밝힐 예정이어서 민주당 최문순 의원과의 대결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은 각자 소속된 당의 경선을 거쳐 공천자로 최종 확정되면 오는 4.27 재보선에서 격돌하게 된다. 두 사람의 대결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한나라당 안팎에서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던 엄 전 사장은 이날 강원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당과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지금까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홍보에 힘을 쏟았던 엄 전 사장은 줄곧 강원지사 후보 출마에 입을 아껴 왔던 것과는 달리 발 빠른 행보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사실상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과 출마는 이미 예견돼 왔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MBC 사장 출신의 최문순 의원을 대항 카드로 내밀어 ‘맞불’을 놨다. 최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28일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최 의원은 엄 전 사장을 겨냥해 한나라당 후보 출마를 포기하면 민주당 후보자리를 내어줄 수도 있다고 회유하거나 도의적, 정치적으로 엄 전 사장이 출마해서는 안 된다면서 연일 신경전을 폈다.

엄 전 사장과 최 의원 두 사람은 MBC 사장직 선후배 사이에다 춘천고 선후배 관계로 오는 재보선에서 ‘빅매치’ 가 성사되면 첨예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민주당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낙마로 잃어버린 자리를 도민의 동정여론에 힘입어 되찾아오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최 의원은 ‘언론의 자유 탄압’ ‘정권심판론’으로 도민에게 호소할 계획이다.

이번 재보선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민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초전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도에서의 대결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영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에서 양당에 대한 민심의 추이를 짐작할 수 있는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도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 대선의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결정하는 성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두 사람이 실제 맞붙기 위해서는 각각 경선과정을 통과해 최종 공천자로 선정돼야 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후보자의 자질과 인지도 등을 높이기 위해 경선을 치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엄 전 사장은 지난달 예비등록을 마친 이호영 전 이명박 대통령 예비후보 특보 등과 경합을 벌여야 하고 최 의원도 당내 경선 방침에 따라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경선 경쟁자 중에 네임벨류가 뚜렷한 인물이 없어 MBC 사장 출신 간의 대결이 유력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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