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워킹맘 ‘발동동’… “애를 어디 맡겨야 하나”
코로나19 사태, 워킹맘 ‘발동동’… “애를 어디 맡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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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 용산구 삼광초등학교 정문에 개학을 연기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 용산구 한 초등학교 정문에 개학을 연기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30

휴업한 유치원·학교 전국 387곳

맘카페 등에 육아 고충 호소글

“재택근무로라도 조정해줬으면”

정치하는엄마들, 유급휴가 촉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불안해서 아이를 맡길 수가 없어요. 남편도 저처럼 직장에 다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로나바이러스 문제, 정말 심각합니다.(인터넷 맘카페에 올라온 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연일 계속되면서 아이를 둔 직장인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가 잇따라 휴업하면서 아이 교육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수업을 하지 않고 휴업한 학교는 전국적으로 총 387곳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유치원 198곳을 비롯해 초등학교 124곳, 중학교 34곳, 고등학교 27곳, 특수학교 4곳이 휴업했다. 모두 365곳이 휴업했던 지난 10일보다 27곳이 추가로 휴업했고, 5곳은 수업을 재개하거나 방학에 들어갔다.

휴업하는 학교나 유치원이 특히 많이 늘어난 지역은 서울이었다. 전날 기준 휴업한 서울 학교는 142곳이다. 이는 전국 휴업 학교 수의 36.7%를 차지하는 수치다. 서울에서만 유치원 50곳, 초등학교 71곳, 중학교 9곳, 고등학교 10곳, 특수학교 등 기타 학교 2곳이 휴업했다.

맞벌이를 하거나 홀로 아이를 키워나가는 부모들은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맘카페, 커뮤니티 등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육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회사에서 허락만해주면 애 데리고 출근하고 싶다’ ‘맞벌이 가정은 둘 중 한 사람은 유급휴가 당당하게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재난이 무섭고 괴롭다. 어디다가 애를 맡겨야 하나… 결국 또 엄마인가’ ‘유급휴가 안 되면 재택근무로라도 조정해줬으면 좋겠다’ 등 고충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번째 확진자가 평택 지역에서 발생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임시 휴원에 들어간 가운데 28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한 어린이집이에서 선생님이 휴원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네번째 확진자가 평택 지역에서 발생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임시 휴원에 들어간 가운데 경기 평택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휴원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靑국민청원 올라와 ‘고충’ 호소

물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히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엄마들은 아이가 다니는 곳에 그대로 계속 맡겨야 하는 것에 큰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정부는 등원이 불가피한 아동을 대상으로 휴업 기간에도 유치원 방과후 과정과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참여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언제든 바이러스 전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같이 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육아의 고충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맞벌이 부부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원 휴원으로 회사 쉴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청원인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임시 휴원하는 곳이 많아졌다”며 “맞벌이부부들은 원에서 ‘당번교사를 배치해 보육해준다’라고 하는데 지금 이 사태에 어느 부모가 원에 보내고 싶어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당번 교사를 지정해 보육을 해주는 것보다 나라에서 맞벌이 부부들도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부모가 번갈아 가면서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두 아이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신종코로나와 아동 양육의 부재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또 다른 청원인도 “워킹맘이자 맞벌이 부부인 저희 가정은 졸지에 아이 둘이 집에 방치되게 됐다”며 “엄마든 아빠든 한쪽은 아이를 양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를 돌봄해달라고 요청 드리는 게 아니다”라며 “부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부모 중 한쪽이 유연하게, 최소한 확진자가 나온 지역 거주자만이라도 가능하게, 확진자의 잠복기 기간만이라도 유연하게 근무가 가능하게 해주시면 안되겠느냐”고 호소했다.

◆시민단체 “고용부가 나서달라”

이와 관련해 아이를 둔 여성들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10일 성명서를 내고 “고용노동부는 신종코로나 우려로 자녀의 어린이집·유치원·학교가 휴원·휴업·휴교에 들어간 경우 양육자 및 피양육자의 돌봄권을 보장하기 위해 전국 민간사업장·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유급휴가 사용이 가능하도록 권고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염병 확산 우려 속에 공적 돌봄 및 교육기능이 위협을 받으면서 가정 내 돌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맞벌이 양육자와 한부모 양육자들의 노동 여건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사정이 있어 기관 보육을 희망하면 등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있으나 불가피하게 자녀를 휴원 중인 기관에 보내야 하는 양육자들은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감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단 접촉을 막아 전염병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방안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방치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약한 존재들의 돌봄권 또한 보장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늦기 전에 관련 매뉴얼 정비는 물론 휴업에 따른 종사자 임금 보상, 맞벌이 자영업자 대책 등 입법 보완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8년 8월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보건복지부가 영유아 안전을 위해 어린이긴급 휴원 공문을 내고, 서울과 인천교육청이 각급학교의 휴업을 결정하자, 전국 사업장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자녀 돌봄이 필요한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연차를 쓸 수 있도록 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 용산구 삼광초등학교 정문에 “중국 우한시를 다녀온 분(가족 포함)의 학교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 용산구 한 초등학교 정문에 “중국 우한시를 다녀온 분(가족 포함)의 학교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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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숙 2020-02-12 19:32:57
이러니 누가 아이를 낳고 싶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