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당 김재경 국회의원이 지난 11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의 노선변경 제안에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2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당 김재경 국회의원이 지난 11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의 노선변경 제안에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2

“경남 동부-서부 정쟁” 제기

창원시, 변경안 국토부 제출

“노선변경 제안에 갈등 촉발”

지역갈등에 사업지연 ‘우려’

[천지일보 경남=최혜인 기자] 지난해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정부재정사업으로 확정된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의 ‘노선’을 놓고 서부경남 시·군-창원시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당 김재경 국회의원이 창원시의 노선변경 제안에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내륙철도 노선변경에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제라도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원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도 자신들의 주장대로 차질 없는 추진과 조기착공을 바란다면 원안에 적극 협조하고 창원시를 설득하는 것이 순리”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합리적인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거제·통영·고성 단체장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노선 갈등을 멈추고 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이날 단체장들은 기자회견에서 “진주와 창원, 서부권과 동부권의 정당싸움으로 보일 수 있다”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도의회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 조기건설 특별위원회가 29일 오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의 노선변경 주장에 대한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9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장규석 도의원을 비롯한 경남도의회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 조기건설 특별위원회가 29일 오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의 노선변경 주장에 대한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9

이어 11일 서부경남 시·군 단체장들이 모여 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을 위한 시군협의회를 개최했지만 거제시, 통영시와 고성·함양·남해군 등 5개 지자체는 불참했다. 당초 진주시를 중심으로 서부경남 11개 시군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이를 놓고 김재경 의원은 11일 “같은당 소속인 거제·통영·고성·남해 시장 군수들은 조기 착공을 요구하면서도 서부경남 지자체 협의회에는 불참하는 일관성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일 창원시 기자회견, 5일 진주시, 6일 창원시 재반박보다 앞선 지난달 도내 일간지에서 ‘진주시가 쟁점화를 시작했다’고 주장한 창원시의 입장과는 다른 내용도 보도됐다.

지난달 20일 도내 일간지에서는 ‘창원시는 오는 4월 15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총선 공약에 후보들이 창원지역을 운행하는 철도를 공약화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노선 및 역사위치, 운행횟수를 후보들 공약에 넣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알렸다.

이를 놓고 창원시가 노선변경안을 국토부에 건의하고, 공식 발표하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논쟁을 자초하고 있으며, 이것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4일 오후 진주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정림 시의원이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의 노선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허성무 창원시장에 대한 항의방문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4
4일 오후 진주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정림 시의원이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의 노선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허성무 창원시장에 대한 항의방문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4

앞서 민주당을 포함한 여야 진주시의원들도 4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허성무 창원시장과 창원시를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주시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역민심을 전달하기 위해 서부경남 당원들 뜻을 모아 같은당 허성무 창원시장에 대한 항의방문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상기 하동군수도 11일 “지자체간 협조하고, 여야를 막론한 동서화합을 통해 공동으로 조기착공을 이뤄야 한다”며 “정치권에서도 변경안에 지지하는 등의 다른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창원시 제안에 지역갈등이 거세게 일자 서부경남KTX 사업이 지연되거나 착공이 늦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10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선변경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가 조기착공과는 거리가 멀다”며 “원래 노선대로 조기 착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 노선도. ⓒ천지일보 2020.2.5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 노선도. ⓒ천지일보 2020.2.5

조규일 진주시장도 11일 단체장 간담회에서 “균형발전이라는 사업 근간 취지를 흔들고, 지역갈등이 일어나면 이 갈등이 해소될 때까지 사업이 표류될 수 있다”며 서부경남KTX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같은날 송도근 사천시장은 “노선변경 제안이 다른 곳도 아닌 같은 경남에서 일어나 유감이다. 지역갈등이 심해져 서부경남KTX 사업의 착공지연이 초래될까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서부경남KTX는 서울에서부터 김천을 거쳐 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까지 연결하는 철도로 추정 총사업비 4조 9874억원을 투입하는 정부재정사업이다.

창원시는 지난달 30일 국토부 철도건설과를 방문해 진주역을 통과하는 기존노선을 김천~창원중앙역으로 직선화하는 방안에 대한 전문기관 분석자료를 제출했다. 이어 4일 기자회견 열고 국토부에 건의한 노선 변경안 등을 공개 발표해 진주시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권과 창원시 간 심한 갈등이 빚어졌다.

이에 허성무 창원시장은 10일 “국토교통부와 경남도로부터 창원시 의견을 밝히라는 요청을 받고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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