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트럭, 일거리 없어 길거리 대기
운송업체 “90% 넘게 일감 떨어져”
“회사 차량 30대, 하루 2대씩만 운행”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1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의 한 컨테이너 터미널 앞. 컨테이너를 싣고 운행해야 할 대형 트럭들이 주차장과 입구 도로가에 빈차로 세워져 있었다.
기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거나 차량에 탑승해 있었다.
트럭들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입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일거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대기 중이었다.
컨테이너 운송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A(64)씨는 “2월에 들어서 2일밖에 일을 못했다. 하루 일하고 며칠을 쉬고 있다. 일을 나와도 일당을 채우지도 못하고 들어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트럭기사 B(49)씨는 “일감이 떨어져 일주일 동안 일을 못해 배터리 방전될까 시운전하러 나왔다”면서 “이번달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앞. 역시 빈 트럭 수십여대가 터미널 인근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트럭기사 C(58)씨는 “1월 말부터 일거리가 없어 열흘 만에 일을 나왔다. 회사 차량이 30대 정도인데 하루 2대씩만 운행하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항 인근 대형트럭 주차장에도 절반이 훨씬 넘는 트럭이 빈차로 주차돼 있었다.
내항에서 신항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평상시에는 화물차 통행량이 많지만 이날 모습은 한산했다. 간간히 통행하는 화물차량이 보였지만 빈차로 이동하는 차가 많았다.
인천항 컨테이너 운송업체 관계자는 “현재 90% 이상 일감이 급감했다”며 “이 여파가 언제까지 갈지는 장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넘게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 관련 업무을 했지만 이렇게까지 물동량이 없어보긴 처음”이라면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당장에 좋아지더라도 그 여파가 적어도 3월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