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1월 중국 장시(江西)성 한 지방 정부가 최근 빈곤 퇴치 프로그램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예수 초상화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부착하게 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정부 관계자들이 기독교 신도 집에서 기존 종교관련 그림을 떼고 시진핑 국가주석 초상화를 부착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 2017년 11월 중국 장시(江西)성 한 지방 정부가 최근 빈곤 퇴치 프로그램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예수 초상화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부착하게 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정부 관계자들이 기독교 신도 집에서 기존 종교관련 그림을 떼고 시진핑 국가주석 초상화를 부착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중국 우한 지역 선교사’ 발신인의 기도요청 편지서 주장
“우한, 2019년 종교정책 시범지… 48개 지하교회 폐쇄돼”
“종교규제정책 실행 부서 핵심직, 신종코로나 1호 사망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발생 근원지인 중국 우한을 놓고 기독교계에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심적인 논리는 중국이 기독교 박해를 심하게 하고 있으며, 전 지역 중 신종코로나가 창궐한 우한 지역이 중국 종교정책의 시범지로 선정돼 기독교 박해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심하게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또 기독교 박해에 앞장 섰던 인물이 이번 신종코로나 사망자 1호라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현재 각 교회와 온라인 블로그‧카페 SNS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 선교사의 편지가 그 주장의 중심에 있다. 지난 1일 공개된 이 편지는 10일 기준 급속도로 기독교계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는 기독인뉴스 시론을 통해 중국 우한의 신종코로나 발발과 관련해 중국의 기독교 박해 사례를 언급하며 “하나님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 강단에서도 우한 지역에 신종코로나가 창궐한 이유가 기독교 박해 때문이라는 설교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인천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는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는 하나님의 진노인가’ ‘우한 폐렴과 중국의 기독교 박해_하나님의 심판’을 주제로 주일 예배 설교를 진행했다. 정 목사는 “우한의 폐렴 사태를 보면서 기독교인들이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라고 질문하며 “중국의 엄청난 기독교 박해, 특별히 그 기독교 박해의 시범지로 우한이 설정돼서, 그래서 우한에서 심각하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신종코로나가 우한에서 창궐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성경적으로 합리적인 해석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중국 우한 현지 선교사라고 밝힌 이들이 보내온 것으로 보이는 편지와 언론에 보도된 중국의 기독교 박해 사례를 나열했다. 정 목사가 설교 내용의 근거로 제시한 선교사의 편지는 이미 개신교 매체들을 통해 알려졌고, 개신교계 소식을 나르는 블로그와 카페에 널리 확산돼 있었다.

이 편지에서 두 선교사는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 자신들이 중국 우한지역의 선교사라고 말했다.

이들이 한국교회에 요청한 기도편지에 따르면 우한의 종교박해는 상당히 심각했다. 2019년 종교정책 시범지로 지정돼 교회 핍박이 가장 심해 우한지역에서만 48개의 지하교회들이 강제로 폐쇄됐다. 그리고 이들은 “주님의 특별한 은혜로 저희들을 통하여 개척된 **교회와 우한**의 교회는 보호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말에는 그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교사들이 단체로 추방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곳(우한) 신문에 나왔는데, 그 종교규제정책을 실행하는 부서의 가장 높은 사람이 이번 우한폐렴 공무원 사망자 제1순위로 세상을 떠났네요!”라며 “왜 하필이면 우한이 이번 역병의 진원지가 되었는지, 총력을 다하여 대처하는 데도 전국으로 신속히 번져가 국가에 크나큰 손해를 불러오게 했는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도 같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아무쪼록 중국이 이번 기회를 통하여 교회핍박, 더 이상 하나님을 대적하지 않도록,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고 깨닫고 회개하고 만유의 주재자이신 하나님을 인정하고 믿어 나라를 올바르게 통치할 수 있도록 위하여 기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중국 산시성 린펀에서 지난 2018년 1월 9일(현지시간) 황금등대 교회가 무너져 있다. 목격자들은 준군부대인 무장경찰이 다이나마이트와 크레인을 동원해 교회를 마구 부쉈다고 전했다. (출처: 뉴시스)
중국 산시성 린펀에서 지난 2018년 1월 9일(현지시간) 황금등대 교회가 무너져 있다. 목격자들은 준군부대인 무장경찰이 다이나마이트와 크레인을 동원해 교회를 마구 부쉈다고 전했다. (출처: 뉴시스)

현재 우한지역에서는 ▲교회당 파괴 ▲성경책 불태움 ▲십자가 내림 ▲교회당마다 CCTV를 설치해 감시하고 국기와 시주석 초상 걸게 함 ▲예배시간에 정부선전 시간 넣음 ▲교회집회 봉쇄 ▲선교사 추방 ▲교회지도자 수감 등 교회 핍박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 선교사들은 다른 지역 교회들이 우한 교회 성도들을 위해 보내온 마크스 1만개, 장갑 1만개, 방호복 5천개, 소독액 5천개를 중국 기관이 가로채고 문의해도 모른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기관 사람들이 이러한 구호품과 구호금을 양심에 따라 잘 분배할 수 있도록(개인적으로 팔아 넘기지 않도록),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이 나라의 공의 실현을 위하여 기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선교사들의 기도편지를 통해 교계에는 우한 신종코로나 발생으로 인한 재앙과 관련해 ‘하나님의 심판’ ‘하나님의 진노’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같은 해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는 “이번 감염증을 두고 페이스북 등에서 하나님의 심판 운운 하는 글도 있다”며 “중국 당국이 선교사들을 추방하며 기독교를 박해하는 것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기독교를 박해하는 것은 우리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두말 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상황을 하나님의 형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 목사는 “어떤 어려운 일이 벌어졌을 때 그에 관하여 비방‧비난하며 부정적으로 단정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태도가 아니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개별 사건 특히 부정적인 사건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해석하면서 남을 정죄하는 것은 언제나 기독교 선교를 가로막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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