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6일(현지시간) 승객이 테라스에 나와 밖을 내다보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현재 요코하마에 정박해있으며, 승객들은 하선을 하지 못하고 선내에 머무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6일(현지시간) 승객이 테라스에 나와 밖을 내다보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현재 요코하마에 정박해있으며, 승객들은 하선을 하지 못하고 선내에 머무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3일 밤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선 10일까지 일주일 사이에 무려 161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크루즈선 탑승자 약 3600명이 선내 격리된 가운데 감염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크루즈선 집단 발병 사태는 초기 방역 실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연합뉴스와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에서 출항한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다가 같은 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80세 남성(홍콩인)의 신종 코로나 발병 사실은 이달 1일 확인됐고 홍콩 당국은 2일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 소식은 크루즈선 승객들에게 3일 오후 6시 30분께가 돼서야 알려졌다고 교도통신은 승객을 인용해 보도했다.

홍콩인 감염자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나와 레스토랑도 3일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감염자 발생 사실 확인 후에도 신속한 방역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승객들을 바로 격리하지 않았다. 심지어 승객들에게 마스크 배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교도는 승객을 인용해 전했다.

정부는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큰 일부 탑승객에 대한 검사 결과 10명이 감염된 것으로 지난 5일 확인되자 비로소 승객들을 객실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일본 도야마현 위생연구소의 오이시 가즈노리 소장은 “하선 후 감염이 확인된 홍콩 남성으로부터의 감염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며 “3차, 4차 감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11일 보도했다.

크루즈선 내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일본 정부는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주무 부처인 후생노동상과 일본 정부 대변인부터가 엇갈린 입장을 발표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크루즈선 탑승자 전원에 대한 신종 코로나 검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같은 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원 검사는 어렵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일본 상륙 전이기 때문에 일본 내 감염자 수에 포함하지 말 것을 일본 언론에 당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의 감염자 확대가 관광과 경제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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