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010년 칠레 강진 이후 1주년을 맞는 27일 일요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칠레 전국에서 열렸다.

칠레의 라디오 방송 코오페라티바는 “추모 행사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며, 주민들은 당시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이날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한 전국의 각 가톨릭 교회에서는 추모 미사를 열었다. 강진이 일어난 새벽 3시 34분에는 수백 개의 촛불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도 했다.

중남부 마울레 지역 콘스티투시온 시에서는 대규모 옥외행사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고 행진하다 지진 발생 시각에 촛불을 바다로 던졌다.

마울레 지역은 인근 비오-비오 지역과 함께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곳이다. 강진으로 가톨릭 교회 건물이 파괴됐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코브케쿠라 시에서 열린 추모식에 직접 참석해 “우리는 2010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의 역경은 칠레인들의 영혼과 칠레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탈카우아노에서는 전발 밤 어부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성난 바다를 달래는 의식을 가졌다. 이밖에 쓰나미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다른 항구도시들에서도 주민들이 학교에 모여 추모 행사를 했다.

그 외 콘셉시온, 디차토, 쿠리코 등에서도 주민들이 밤샘 추모행사를 가졌으며 해변도시 비냐 델 마르에서 열리고 있는 칠레 최대 음악축제 비냐 페스티벌 행사장에서는 새벽 3시34분에 행사를 잠시 중단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반면 추모행사와는 별도로 일부 피해지역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재건작업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작업이 지연된다는 이유에서다.

콘스티투시온에서는 항의의 메시지를 담은 검은 깃발과 풍선을 든 주민 1000여명이 이재민 대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26일 콘셉시온에서도 시민 3000여명이 도심을 행진하며 재건 작업 지연에 항의했고,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 앞에서도 100여명의 시민이 재건사업 진행 속도를 높여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칠레 정부는 강진 발생 1년을 앞두고 재건 작업이 50% 정도 진행됐고 강진 발생 2주년 무렵에는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길 기대한다고 자료를 통해 밝혔으나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칠레에서는 지난해 2월 27일 새벽 3시 34분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과 이어진 쓰나미로 전국에서 524명이 사망하고 31명이 실종됐으며, 재산피해도 3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강진은 역사상 다섯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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