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상’ 받는 봉준호 감독[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상을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상을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

상업성과 대중성 모두 인정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영화 ‘기생충’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뿐 아니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휩쓸었다.

이미 지난 2019년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전 세계 영화인의 관심을 받은 기생충은 이후에도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그야말로 한국 영화사뿐 아니라 세계 영화사의 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상업성이 짙고 대중적인 미국 영화가 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런 토대에서 기생충이 4관왕을 차지했다는 건 한국 영화가 그만큼 상업성과 대중성 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주제를 담아냈다는 점이 수상의 비결로 꼽힌다. 빈부격차, 부의 양극화 등 인류 보편의 문제점을 블랙코미디로 잘 버무려냈다. 작품성과 대중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영화는 반지하에 사는 가난한 가족과 대저택에 사는 부자 가족을 등장시켜 암울한 사회상을 대변한다.

기택(송강호) 가족은 반지하방에서 전원이 백수인 상태로, 살 길이 막막하지만 가족 간의 관계는 끈끈하고 좋다. 영화는 장남 기우(최우식)가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선생으로 박 사장(이선균)네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중반부터 새로운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속임수와 계략이 엇갈리며 박 사장네에 ‘기생(寄生)’하려던 계획은 실패하고 만다.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감독상, 국제영화상을 들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출처 :뉴시스)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감독상, 국제영화상을 들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출처 :뉴시스)

기생충은 또 기정(박소담)이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출신으로 위장해 박 사장 아들의 미술치료사로 들어간다거나, 기택이 인디언 분장을 하는 등 영화 곳곳에 미국인이 친근하게 여길 점이 많다. 이 역시 서구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중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유럽 국제영화제보다 아카데미상은 아시아 영화가 정말 넘기 힘든 높은 벽이었다. 이번 수상의 쾌거는 콧대 높은 할리우드마저 한국 영화의 수준 높은 작품성을 인정하는 중요한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기생충 수상은 전 세계의 스토리텔러, 필름메이커들이 한국의 잘 짜인 플롯, 메시지, 연기력, 스토리텔링을 모두 인정하는 한국 영화 역사의 큰 산실”이라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