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주가 발행한 어음과 일기책. (출처:한국의 전통사회 시장)
조선시대에도 금융서비스가 있었다?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금융이란 이자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요즘에는 다양한 종류의 금융서비스가 넘쳐 고객들은 자신의 재산에 맞는 서비스를 고르기도 한다. 이 같은 금융서비스가 조선시대에도 있었을까? 본업은 아니지만 부업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 상인은 있었다. 바로 객주(客主)다.

객상주인(客商主人), 즉 객주는 조선 후기에 다른 지역에서 온 상인들의 물건을 팔아주거나 매매를 주선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상인이다.

시장에서 처음 만난 판매자나 구매자나 모두 당사자들끼리 바로 거래하는 것을 불안하게 여긴다. 거래 물량이 많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때 객주가 위탁 판매를 통해 둘 사이의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준다. 객주가 이같이 중개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고객 사이에 신용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객주는 각처에서 모여드는 상인들을 위해 이들이 거처할 곳이나 물건을 보관하는 일, 매매를 성립시키는 일 등을 업으로 한다.

객주는 취급 물건에 따라 청과객주, 수산물객주, 곡물객주, 약재객주 등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물산객주 외에 중국 상품에 대한 위탁 판매를 주로 하는 만상객주, 봇짐장수를 상대로 주로 내륙에서 활동하는 보상객주가 있다. 일반 보행자에 대한 숙식만을 전업으로 하는 보행객주, 일용품을 주로 다루는 무시로객주도 있었다.

객주는 창고 보관과 물품 운송 취급은 위탁 판매에 부수되는 업무도 했는데 특히 대부업은 객주가 위탁 판매를 하면서 부수적으로 행하는 금융서비스였다. 물품 판매를 위탁받을 때 물품에 대한 금액을 미리 지불하는 가도금, 위탁 판매를 조건으로 매상하는 전도금, 또는 토지를 담보로 하는 대부금 등이 있다.

객주는 예금 업무도 담당했다. 매각 금액을 물주가 당장 가져가지 않고 맡길 경우에 객주는 그 기간 동안 예금한 것에 대한 이자를 예금에 가산해 주는 식이다. 어음을 발행한 자들도 객주였다.

객주들이 물품 거래 때 사용했던 문서들은 현재의 상인들이 사용하는 문서들과 성격이 비슷하다. 선지증은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할 때 발행하는 증서로 물건을 보내는 자가 이를 작성해 화물과 함께 선주에게 교부하는 것과 선주가 작성해 물건을 보내는 자에게 교부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출자표는 돈을 지불할 때나 맡긴 물건을 찾을 때 작성하는 증서이며, 고본은 고금이라고도 하며 공동 투자로 사업을 할 경우 투자자에게 투자를 증명해 주는 문서로 주식의 증권과 같다. 또한 수표는 돈이나 물건 등을 빌려주거나 기탁할 때 주고받던 증서다.

(참고문서: 한국의 전통사회 시장/정승모/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