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0

심재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없어”

진보 진영서도 ‘탄핵사유’ 목소리 나와

민주당 “공당으로선 너무 무책임한 일”

[천지일보=명승일, 이대경 기자] 보수 진영이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심지어 진보 진영에서도 탄핵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총선 후 21대 국회가 구성되면 특검을 추진하겠다”면서 “그걸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연루사실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탄핵을 추진할 것이고 국민도 당연히 탄핵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는데, 국민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실직고하시라”며 “2017년 취임사에서 문 대통령은 주요사안에 대해 언론에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시길 바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고 주장했다.

새로운보수당도 문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새보수당 유의동 공동대표(책임대표)는 당대표단회의에서 “이제야말로 대통령이 답을 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공개·비공개의 비본질적 논쟁이 아니라 이 추악한 사건이 권부의 핵심인 청와대에서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진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설명해야 할 시간”이라고 요구했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의 소속 변호사 등 475명은 같은 날 국회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문 대통령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것이 확인될 경우, 이는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진영뿐 아니라 진보 진영에서도 탄핵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주의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보면 1992년 초원복집 회동은 발톱의 때도 못 된다”고 맹비난했다. 초원복집 사건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14대 대선 직전인 지난 1992년 12월 부산의 초원복집에서 부산지역 기관장을 모아 불법선거 운동을 모의한 것이다.

권 변호사는 지난 7일에도 “공소장 내용은 대통령의 명백한 탄핵사유이고 형사처벌 사안”이라며 “그분은 가타부타 일언반구가 없다. 이곳은 왕정이거나 입헌군주제 국가인가”라고 지적했다.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역시 9일 “문 대통령은 해명이든 석명이든 입장을 밝힐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0

야권의 이런 공세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귀를 의심케 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이 원내대표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는 비상한 상황에서 맞지 않는 얘기”라며 “이런 시기에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고, 자기의 출마 명분을 찾기 위해 입에 담기 어려운 극언으로 정부를 공격하는 건 공당으로서는 너무 무책임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선거개입 의혹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재판에 개입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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