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오는 4월 기독교 퍼레이드
소강석 목사 “하나님 믿고 개최”
한기총, 매주 광화문 집회 계속 이어가
“바이러스 옮기면 큰일” 시민 불안 커져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면서 세계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목회자들의 다소 안일한 발언과 행보가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교회연합기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월 아시아 최초 기독교 퍼레이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서울 광화문과 서울시청 광장 일원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에 교회와 학교를 비롯해 개인 등 최대 30만명이 함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재채기, 기침 등 분비물을 통해 감염 가능성이 생기는 신종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대형 집회 등이 자제돼야 하고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는 위험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그러나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 조직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기독교)퍼레이드를 개최할 것”이라며 “기독교는 부활을 믿는 종교다.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하나님이 지켜주시니 개신교인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부터 안전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주장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 반정부 집회에서도 들을 수 있다.
지난 1일 한기총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 참석한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는 “우한폐렴 걱정하지 말라”며 “내가 38년마다 새벽동안 우한 질고가 없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우리는 우한폐렴 때문에 광화문에 나오는 걸 중단하면 안된다”고 했다.
또 기독자유당 대표 고영일 변호사는 “우한폐렴을 두려워해선 안되고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오히려 많은 애국 시민이 나오셔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집회에 참석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 중 한 노인은 “필요없다.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라면서 “답답한 것도 싫고 나는 건강하니 괜찮다”고 했다.
이러한 개신교인들의 모습에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답답하다는 반응과 함께 불안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광준(30대, 남)씨는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 세상이 난린데, 저 사람들 중에 한사람이라도 바이러스 보균자가 있으면 어쩌려고 이렇게 모였냐”며 “제발 국민에게 민폐 끼치지 말고 이 시국에는 집회를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윤화(가명, 20대)씨는 “여기서 바이러스가 퍼지면 이것도 정부 타령을 할 자들”이라며 “광화문이 무서운 거리로 변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특히 같은 날 한 온라인 중고마켓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기도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중고마켓에는 300원부터 1만원까지 30여개의 우한 폐렴 예방 기도 판매글이 게재돼 있다. 불교식 삼보일배의 기도 방식도 있지만 개신교, 천주교의 기도방식이 훨씬 많다.
이를 본 이들은 대체로 너무 억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윤모(20)씨는 “우리 엄마도 열심히 기도하면 신종코로나 안 걸린다고 믿어서 무섭다”면서 “나도 개신교인이지만 기도한다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안 걸린다고 믿는 건 너무 억지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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