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34)씨. (출처: 리원량 웨이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34)씨. (출처: 리원량 웨이보)

동영상 플랫폼 통해 경찰에 해명 요구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가 지난 7일에 사망한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침묵을 강요한 경찰에 해명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원량의 어머니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리스핀에 올린 동영상에서 아들의 사망에 대한 심정을 토로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관해 얘기했다가 우한 경찰로부터 입막음을 당했다.

리원량의 어머니는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내 아들은 한밤중에 우한 경찰서로 불려갔다”며 “그들(경찰)이 우리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괜찮을 수가 없다”고 눈물로 호소하며 말했다.

리원량의 어머니는 감염 위험을 인지하고도 신종코로나 대응에 무엇보다 최일선으로 나섰던 아들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며 “그것은 아들의 바람이었고, 가족은 그것을 지지해야만 했다. 우한의 상황은 참혹했고, 그는 의사였다”고 말했다. 리원량의 부모도 아들의 감염 후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리원량의 부인인 푸쉐제(付雪潔, 32) 역시 남편의 사망 후 첫 성명을 전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게시했다.

푸쉐제는 “내가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라면서 인터넷상에 퍼진 것 등은 모두 가짜”라며 “나는 이러한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정부와 남편이 일했던 병원에서 주는 공식 보상금이나 보험금, 정부가 승인한 자선기관의 기부만 받을 것”이라고 해명하며 “나의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리원량의 사망 후 중국 온라인에는 리원량의 부인이라고 사칭해 기부를 요청하는 글 등이 올라왔으며, 일각에서는 부인 역시 신종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 증세가 있는 환자 보고서를 대학 동창들의 단체 채팅방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우한 경찰은 리원량을 지난달 3일 경찰서에 불러 인터넷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렸다는 내용의 ‘훈계서’에 서명하게 했다.

그는 이후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4주 동안 앓다가 지난 7일 34세의 젊은 나이로 목숨을 잃었다.

리원량의 죽음 후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나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 ‘우한 정부는 리원량에게 사과하라’는 글이 연이어 게시됐지만, 이러한 글은 중국 당국에 의해 곧바로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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