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10여차례 리비아 연구기관과 접촉

(서울=연합뉴스) 최근 반정부 시위가 한창인 리비아에서 목격된 황우석 박사(전 서울대 교수)가 리비아 정부와 1천500억원 규모의 연구계약(이행합의서)을 체결했다고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 27일 밝혔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계약 내용에는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 우수 형질 증식과 보존을 위한 형질전환 연구, 의약품 생산을 위한 바이오리액터(동물배양세포)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의 경우 리비아 국민에게 호발하는 유전성 난치질환을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달라는 내용이라고 연구원은 소개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이게 어떤 질환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계약 체결을 위해 황 박사는 지난 2004년 처음 리비아를 찾은 뒤 10여차례 방문했으며, 리비아 측으로부터 60만유로(한화 9억여원)를 선수금으로 지원받았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계약이행서에는 리비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질병검사 등의 기초적인 건강검진시스템 구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 조용석 사무국장은 "그동안 연구 지원 대상과 규모 등을 놓고 리비아 측 과학자들과 협의를 해온 게 이번에 결실을 본 것"이라며 "최종 서명은 지난 2월 20일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리비아에서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가 격화되고 있어 이번 이행합의서가 향후에도 실제 효력을 갖게 될지는 미지수다.

조 사무국장은 "이번 사업은 카다피가 관여했다기보다는 리비아 과학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실무선에서 이행합의서가 체결된 만큼 리비아 정권의 연속성과 상관없이 연구협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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