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마스크·장갑 착용안한 참석자들도 보여
“‘신종코로나’ 하나님의 저주이자 재앙
좌파들만 걸리고 애국시민은 지켜주셔”
시민들 “대규모도심 집회 부적절” 비판
“제발 마이크에 위생커버도 꼈으면…
이 시국에는 집회 자제해 달라” 요청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신종코로나) 퇴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총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오늘(8일)도 어김없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집회를 강행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하나님이 우한폐렴에서 우리를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고 입을 모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문재인퇴진 국민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문재인퇴진 국민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우한 폐렴 따위 두렵지 않아”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이날 집회는 참석자들로 광화문 방면 세종대로 4개 차선 100여m를 메웠다. 신종코로나 감염 우려로 참가자들은 대체로 두툼한 외투와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신종코로나에 감염될까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하나님이 함께하시니 우한폐렴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마스크와 장갑을 낀 양희숙(50대)씨는 “문재인이 우한폐렴 확산 방지 차원을 빙자해서 막무가내로 이 집회를 무력으로 막으려고 할 것 같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다”며 “바이러스가 뭐가 무섭냐. 이거보다 주사파가 더 징그럽고 무섭다”고 소리쳤다.

옆에 있던 참석자는 신종코로나가 하나님의 저주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세때도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기 위해 10가지 재앙을 내렸다”면서 “마지막 재앙인 장자의 죽음은 하나님의 백성을 제외한 애굽 사람들만 해당됐다. 이처럼 이번에도 애국자들을 제외한 좌파들만 우한폐렴에 걸릴 것”이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권미자(가명, 40대, 여)씨는 “우한폐렴과 추위에도 이렇게 많은 애국자들이 모였다”며 “목사님들은 성령의 역사를 믿고, 순교할 각오로 광화문에 나와 대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퇴진 국민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퇴진 국민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제발 국민에게 민폐 끼치지 마라”

이를 거리에서 지켜보던 김광준(30대, 남)씨는 “지금 신종코로나 때문에 온 세상이 난린데, 저 사람들 중에 한사람이라도 바이러스 보균자가 있으면 어쩌려고 이렇게 모였냐”며 “제발 국민에게 민폐 끼치지 말고 이 시국에는 집회를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화(가명, 20대)씨는 “여기서 바이러스가 퍼지면 이것도 정부 타령을 할 자들”이라고 비판하며 “신종코로나 때문에 세계가 비상인데, 할 거면 마스크를 썼으면 좋겠고, 마이크에 위생커버도 좀 꼈으면 좋겠다. 광화문이 무서운 거리로 변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집회 맞은편 카페에 앉아있던 백화자(27세, 여)씨는 “종교단체가 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정말 하야시키고 싶다면, 이렇게 소음공해 벌이지 말고 각자 교회나 가서 기도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옆에 있던 남자친구 강영진(33세)씨는 “앞에서는 애국시민인 것처럼 말하지만, 뒤에서는 두 발 뻗고 잠만 잘 사람들이 국가타령을 한다”며 “검찰은 내란선동으로 다 잡아 쳐 넣지 않고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퇴진 국민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퇴진 국민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2.8

◆전광훈 “기도로 앞으로의 일 예측하건데…”

전광훈 목사 발언에 앞서 대전에서 올라온 초등학교 2년 김모양은 이날 연단에 올라 “저는 매주 토요일마다 이승만광장에 나오고 있다”고 소개하며 “우리나라가 공산화 되지 않도록 전광훈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저는 공산당이 싫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전 목사는 단상에 올라 “목숨을 걸고 문재인을 향해 외쳐대고 있지만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북한 김정은에게 나라를 갖다 바치려는 데 가속도를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4월 15일 총선에서 동일임금, 동일노동제를 실시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쉽게 말해 공산주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내가 기도를 하면서 앞으로의 일들을 예측하는데, 문재인 저 놈은 상황이 불리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드시 어떤 사고를 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다간 대한민국 건국 70년 만에 피 흘릴 사건이 우리 앞에 기다린다”며 “정치권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문재인을 끌어내면 경제, 정치, 군사, 외교 등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범투본은 오는 29일 이날과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주최 측은 20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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