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늘어도 이자수익은 오히려 감소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가계가 부담한 이자비용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 평균 이자비용은 명목기준 6만5천728원으로 전년보다 16.3% 증가했다. 이런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연도별 이자비용은 2006년 4만4천80원, 2007년 4만7천769원, 2008년 5만5천176원, 2009년 5만6천539원이다.

지난해 가구당 이자비용은 연간으로 계산하면 78만8천736원이다. 통계청 추계가구(1천715만2천277가구)를 적용하면 전체 가구의 연간 이자비용은 13조5천286억원에 달한다.

통계청의 이자비용은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 가계 지출 및 운영을 위한 비용만 포함하기 때문에 사업상 목적이나 건물 임대를 위한 가계대출까지 감안하면 이자비용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가계신용은 795조3천759억원으로 8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출금리를 어림잡아 5%로만 적용한다 하더라도 이자비용은 40조원에 달한다. 가구 수로 나누면 연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특히 이자비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최저 소득층에 가장 큰 부담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금리 상승 기조가 본격화되면 한계계층을 중심으로 가계 신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분위별 전년 대비 이자비용 증가율은 하위 20%인 1분위가 28.1%로 가장 높았다. 또 하위 20~40%인 2분위 10.7%, 3분위 13.7%, 4분위 15.2%, 상위 20%인 5분위 18.4%로 나타났다.

반면 작년말 현재 가계의 이자소득은 예금액이 전년보다 늘었음에도 2인 이상 가구 기준 월 1만1천375원으로 4.7% 감소했다.

연도별 이자소득은 2003년 1만4천37원, 2004년 1만3천7원, 2005년 1만2천167원, 2006년 1만1천816원으로 떨어졌다가 2007년 1만4천525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08년 1만3천914원, 2009년 1만1천942원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가계 예금은 414조4천7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조원 가까이 늘었지만 예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실제 이자소득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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