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영국 왕실의 찰스 왕세자가 바티칸 비밀문서고를 방문했을 당시 장면. (출처: 연합뉴스)
2017년 4월 영국 왕실의 찰스 왕세자가 바티칸 비밀문서고를 방문했을 당시 장면. (출처: 연합뉴스)

‘비밀’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인식 때문
각종 외교문서·서신·회계 장부 등 보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바티칸 교황청의 각종 귀중 문서를 보관·관리하는 부속기관 ‘바티칸 비밀문서고(Vatican Secret Archive)’의 명칭이 ‘바티칸 사도문서고(Vatican Apostolic Archive)’로 변경됐다. ‘비밀(Secret)’이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인식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22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을 담은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자의교서’를 발표했다.

자의교서를 보면 애초 비밀문서고라는 이름은 라틴어인 ‘아르키붐 세크레툼(Archivum Secretum)’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이는 비밀문서고라기보다는 개인 문서고라는 의미가 더 강했다고 한다.

바오로 5세 교황 때인 17세기 초반 설립된 바티칸 비밀문서고에는 교황의 각종 외교문서와 서신, 교황의 회계 장부 등 희귀 자료들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문서고에 있는 선반을 다 이으면 길이가 84㎞에 달할 정도로 보관된 문서의 양도 방대하다. 가장 오래된 문서는 8세기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문에 세계 가톨릭 역사·문화의 보고로도 불린다.

비밀문서고에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1881년부터 학자들에게 일부 접근이 허용됐는데 허가를 받은 학자라도 보고 싶은 문서의 이름을 정확히 확인하고 요청해야 열람이 가능하다. 보관된 문서가 한꺼번에 모두 공개되는 것은 아니며, 각 교황의 재위 기간이 끝나고서 70년 뒤 차례로 공개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에 따라 현재는 비오 11세가 교황으로 재위한 1939년까지 문서들만 열람이 가능하다.

한편 비오 12세는 전쟁 기간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 만행 등에 침묵했다는 등의 논란이 제기된 교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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