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정치학박사/문화안보연구원 이사

중국 CCTV가 공식적으로 우한에서 원인미상의 폐렴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새로운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라고 밝힌 것은 2020년 1월 7일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9년 12월 1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시에서 발병한 첫 감염자를 확인했었다. 그러나 12월 30일에서야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원인미상의 폐렴 치료에 관한 긴급공지”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30일간을 숨긴 채 신종 바이러스의 무차별 확산을 방치한 꼴이 됐다. 그러다가 1월 10일 우한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고, 12일에는 광뚱성 선전시에서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감염이 확산되는 실태다. 그야말로 통제가 불가능한 창궐(猖獗)이다.

‘우한 폐렴’이라고 부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의 감염증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화난수산시장은 이름은 수산물시장이나 실제로는 다양한 야생동물의 비위생적 도살이 이뤄지고 거래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홍콩대 위안궈융(袁国勇) 교수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 박쥐에서 발견된 SARS 바이러스와 96% 일치하고, 인간SARS 바이러스, 사향고양이SARS 바이러스와도 80% 가까이 유사성을 보인다고 우한 폐렴의 병리학적 원인이 박쥐일 개연성을 언급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마른 기침, 두통, 호흡곤란, 폐렴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치사율이 높지는 않지만 폐의 세포 손상에 따른 호흡 부전으로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중국 내 500여명의 사망자로 확인됐으며, 확진자만도 2만 4324명으로 급증추세로 보도됐다. 현재 신종 코로나의 전염성은 메르스보다 강하고 사스보다는 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백신 개발소식은 없기 때문에 전 세계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잘 씻는 수준에서 예방하고 있다.

5일 러시아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백신 개발에 최소 8~10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그렇다면 인류사에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수 있는 점에서 심각한 것이다. 통상 전염병은 그 확산을 4단계로 구분하는데 1단계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단계이고, 2단계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전염되는 단계 그리고 3단계는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에 전염되는 단계, 4단계는 지역사회에서 대규모로 창궐하는 최악의 전염단계로 본다. 특히 지난 1월 20일에는 의료진 14명이 환자 1명으로부터 감염된 사실이 나오자 홍콩대 위안궈융(袁国勇) 교수는 최초 대응에 실패해 현재 3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내 상황은 4단계 진입일 수도 있다. 우선 사태를 이 지경으로 키운 중국의 대응은 선제적 예방에 실패했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우한시 의료전문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대한 경고를 사회주의적 폐쇄체제가 유언비어로 은폐하면서 사태를 악화시킨 것이다. 그러다가 1월 23일에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를 봉쇄하는 물리적 조치를 취한 것은 이미 때를 놓친 대응책으로서 중국민의 고통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가장 원시적인 대응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담당대표 가우덴 갈레아는 “이런 조치는 대도시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었다”고 말하면서 “효과 여부를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결국 1월 30일, WHO는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재소집해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이러한 선포는 과거 사스(2002년), 메르스(2015년) 때도 비상사태선포가 없었던 점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즉 신종 코로나와의 세계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물론 중국이 지난 3일 비상대책으로 24시간 밤샘공사로 10일만에 1천개 병상의 야전병원을 완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인해전술(人海戰術)식 최단시간 건설은 장관이었다.

또 5일에는 1500병상의 야전병원을 추가로 완공하는 속도전으로 중국 지도부의 처절한 노력을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았다”는 중국의 과오가 역사에 남을 것이다. 한국의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6일 현재 감염자 23명으로 사망자는 없다고 보건당국은 집계하고 있다. 특히 보건당국의 적절한 선제적 예방조치로 안정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3월 초 대학가에는 개강으로 중국유학생의 입국이 시작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중국인의 입국불가를 통제강화한 점과 비교하면 안일한 대응조치로써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대중국 눈치보기는 아닌지 우려하는 바가 많다. 과도할 정도로 대응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와는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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