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새로 지은 임시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들. (출처: 뉴시스)
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새로 지은 임시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그 책임을 묻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법학 교수인 쉬장룬은 최근 여러 해외 웹사이트에 게재된 글을 가져와 신종코로나 초기 대응이 실패한 이유는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쉬 교수는 신종코로나 확산 초기에 의료계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국이 이를 억누른 것을 꼬집으며 “공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완전히 봉쇄됐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모든 성이 같은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지적했다.

쉬 교수는 지난 2018년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비판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출국 금지와 중국 내 저작물 발행금지 처분까지 받았다.

쉬 교수는 이번 글에서 시 주석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시 주석을 일컫는 용어인 ‘핵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시 주석을 비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간) 수도 베이징에서 2020년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간) 수도 베이징에서 2020년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저명 지식인인 쉬즈융도 최근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무역전쟁, 홍콩 시위, 신종코로나 확산 등 주요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시 주석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 주석의 정치 이데올로기는 혼란스럽고, 통치 모델은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완전한 사회적 안정만을 추구하는 정책으로 중국을 망쳤다”며 “당신(시 주석)은 악당은 아니지만, 능력 있는 사람 또한 아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코로나 확산 후 여론 통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간부들은 온라인 매체를 철저히 통제하고 여론을 이끌어 신종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한은 물론 중국 곳곳에서 네티즌들이 소셜미디어 등에 정부의 정보 통제와 초기 대응 실패 등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한 탓에 사태가 이처럼 일파만파로 커졌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작년 12월 신종코로나 첫 환자의 소식을 알린 우한시중심병원의 리원량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며 경찰에 체포돼 ‘훈계서’에 서명했다.

최초의 환자가 나온 것은 작년 12월 8일이었음에도 야생동물을 도축해 팔던 화난수산시장은 1월 1일에야 문을 닫은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공중위생 전문가인 장쭤펑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는 신종코로나 환자가 나온 지 일주일 안에 시장을 폐쇄하고 확진자와 의심 환자, 접촉자를 격리했다면 지금처럼 엄중한 상황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사람 간 전염이 확실한 것으로 밝혀진 후인 1월 23일에야 우한이 ‘봉쇄’돼 황금 방역기를 놓쳤다는 비난이 빗발치게 됐다. 이때는 이미 춘제 대이동으로 우한에서 500만명이 도시를 빠져나간 뒤였다.

한편 6일 0시 기준 중국에서 신종코로나의 누적 사망자는 563명, 확진자는 2만 801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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