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자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자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

 

한기총은 1989년 12월 28일 서울 강남 침례교회에서 36개 교단과 6개 단체가 모여 창립했다. 한때 교세로 한국교회를 대표하며 위력을 발휘했지만 부패함으로 교계로부터 외면을 당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지난달 한기총은 쓸쓸하게 서른 살의 생일을 맞았다. 새로운 한 세대를 시작할 수장을 뽑는 대표회장도 ‘하나님을 죽인다’고 종교적인 망언을 내뱉은 이가 당선됐을 정도다. 교계에서는 한기총은 가망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한기총을 외면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기총의 역사적인 핏줄에는 한국교회의 피가 흐른다. 본지는 한기총이 지나온 30년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오늘날 한국교회에 던져주는 의미를 찾아본다.

“이단 이상의 심각한 발언” 교계 내부에서 비판 줄이어

“문재인 하야” “청와대 진격” 등 정치·폭력적 발언 논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오늘 이 시간부로 문재인을 대통령에서 탄핵한다” “ 지금 바로 청와대에 들어가서 문재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니까.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정치행보가 본격화되며 논란으로 떠오른 것은 바로 그의 도 넘은 ‘막말과 망언’이다. 전 목사가 광화문광장에서 극우 집회를 이끌며 보여준 발언들은 ‘목사’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폭력적이며 정치적이다.

◆“문재인은 주사파·빨갱이 정권”… 정치적 발언 논란

문 대통령을 향한 강도 높은 전 목사의 발언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3일 ‘문재인정권 헌정유린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전 목사는 “(문재인 정권은) 주사파·빨갱이정권”이라며 “문재인 XX와 주사파 50만명 척결해 주시옵소서”라는 원색적인 말과 함께 “문재인 모가지 따는 거 하나만 딱 남았습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그보다 앞선 지난 6월에는 “청와대를 습격하자”며 내란 선동 의혹에도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22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선 “드디어 문재인은 이미 벌써 하나님이 폐기처분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누구 중심으로 돌아가냐.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여야에서는 전 목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종교 지도자라면 입에 담을 수 없고, 담아서도 안되는 망언을 쏟아냈다”며 “내란선동적 발언을 일삼은 전 목사는 한기총 회장직에서 당장 사퇴하고 회개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치적 의사 표현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전 목사의 주장을 보면 극히 주관적이며 도무지 상식과 사리에 맞지 않는 대목이 있다”고 꼬집었다.

◆“하나님 꼼짝마, 까불면 나한테 죽어”… 신성모독 논란까지

특히 전 목사는 정치적 발언뿐 아니라 신성모독적 발언으로 교계 내에서도 지탄을 받았다.

지난 10월 22일 청와대 앞 집회 당시 1시간 30분가량 한 연설에서 그는 “내게 기름 부음이 임했다”며 “나는 하나님의 보좌를 딱 잡고 산다.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말했다.

전 목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교계 내부에서는 ‘신성모독’ 논란이 불거졌다. 전 목사의 발언이 십계명 중 3계명인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말씀에 정면으로 도전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전광훈 총괄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 전 차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4

한 목사는 “하나님께 ‘까불면 죽어’라는 발언은 이단 이상의 심각한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개신교 시민단체 등에서는 전 목사를 이단으로 봐야한다는 성명이 연이어 발표됐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전 목사는 ‘국민통합연대’ 공식 출범식에 축사자로 나서 “기도를 하는데 어느날 하나님으로부터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짧은 성령을 받게됐다”는 주장을 펼쳐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하게된 이유로는 “(하나님이) 너 그거 안하면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한기총 대표 회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집회 참가자들에게 노골적으로 헌금을 내라고 요구해 논란을 빚은 적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집회에서 “8월 15일 비가 많이 와서 내가 부도가 났다. 다 주머니를 털어서 하나님의 영광과 갈음하여 주시옵소서”라면서 “할렐루야. 오늘 행사 중 가장 기쁜 시간이 돌아왔다. 헌금하는 시간입니다. 헌금하는 시간”라며 헌금을 유도했다.

◆전광훈 목사, 과거에도 숱한 막말 논란

사실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기 전인 과거에도 지나친 막말로 숱한 논란을 빚어온 인물이다. 2005년 1월 대구집회 설교에서 “이 성도가 내 성도가 됐는지 알아보려면 2가지 방법 있다.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번 자고 싶다.’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다”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게 대표적이다. 전 목사는 이 일로 ‘빤스목사’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그의 막말은 실정법을 넘어선다. 2012년 1월 “전교조에서 성(性)을 공유하는 사람이 1만명이다”고 말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1심에서 8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세월호 관련 막말로도 파장을 일으켰다. 전 목사는 2014년 5월 주일 예배에서 “세월호 사고 난 건 좌파, 종북자들만 좋아하더라”라며 “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막 기뻐 뛰고 난리야”라고 했다. 이어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 돌아가신 젊은 애들한테 한 번 물어봐”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의 도 넘은 막말은 결국 한기총 해체 운동을 재점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 한기총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