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1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5일 서울 중구 한 거리에서 전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0.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1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5일 서울 중구 한 거리에서 전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0.2.5

“상대방 배려하지 않는 행동”

“정부 차원 강력히 대응해야”

마스크 가격 올라 구매 부담

직업 특성상 착용에 불편함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해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에서 확진자만 16명이 나오는 등 전염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자 시민들은 마트나 영화관 등 유동인구가 많이 다니는 곳을 기피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보건 당국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청결유지를 당부했다. 특히 의학 전문가들은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지만 신종 코로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로 인해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자 공급량이 한없이 부족해 마스크 판매 가격이 6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불티나게 팔리는 마스크 수요만큼 시민들은 얼마나 ‘마스크 착용’을 일상생활에서 잘 하고 있을까. 4일 본지는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봤다.

◆마스크 미착용… 10명 중 9명 ‘부정적’

이날 기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 10명에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해봤다. 그 결과 10명 중 9명이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1명은 ‘비싼 마스크 값 때문에 구매하기 부담스러워서 안 쓰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생긴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박수근(37, 남)씨는 “신종 코로나가 전염성이 꽤 강하다고 들었다”고 염려하면서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공공장소는 특히 더 위험하다.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가 내 몸에 침투해 어떻게 전염될 줄 알고 그냥 다니나. 외출할 때 마스크는 반드시 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린 자녀들 때문에 마스크 착용에 더욱 경각심을 가졌다는 이승희(가명, 40, 여)씨는 “신종 코로나 같은 전염성이 있는 질병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라며 “마스크를 착용 안 하고 다니는 사람은 상대방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을 향해 나무라는 시민도 있었다. 마스크를 끼지 않고 기침하는 한 남성을 향해 혀를 차던 50대 남성은 “지금 이 시국에 마스크를 안 끼고 다니는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하며 “적어도 남한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될 것 아니냐. 국가에서 마스크 착용하고 다니라고 하면 뭐하나. 안 쓰고 다니는 사람이 태반인데”라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제도적으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 시민도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정민교(가명, 남, 30)씨는 “국내에서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마스크를 안 끼고 다닌다는 것은 심각성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마스크 안 끼고 다녀서 또 다른 확진자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시민들은 ‘정말 더럽고 불결하다’ ‘병균이 어디로 들어갈지 불안하지도 않는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좀 꼈으면 좋겠다’ ‘저러다 옮기면 어쩌려고 그러나’ ‘(건강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 등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1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5일 서울 중구 한 거리에서 전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0.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1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5일 서울 중구 한 거리에서 전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0.2.5

◆“직업 특성상… 착용 어려워”

그렇다면 시민들을 직접 대면하고 응대하는 곳은 마스크 착용이 잘 되고 있을까. 이날 기자는 시민들이 자주 드나드는 서울역 인근 은행 5곳을 살펴봤다. 5곳 중 1곳은 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나머지 4곳은 그렇지 않았다.

마스크 미착용 이유에 대해선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응대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한 은행 직원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끼다 보면 답답해서 할 수 없이 벗게 된다”며 “고객들과 소통할 때 상당히 불편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직원은 “마스크를 오래 끼다 보니 고객들이 말소리를 듣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객들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기 때문에 실내 공간 청결만 유지한다면 별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은행 5곳 전부 ‘마스크 착용 근무 관련 안내문’이 벽면에 붙어 있었지만,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객과 직접 만나 얘기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고객과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순 없다”며 “직원들 개개인에게 손 씻기, 사무실 청소 등 청결에 더욱더 신경 써야 한다고 얘기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1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5일 서울 중구 한 지하철 역사에서 전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1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5일 서울 중구 한 지하철 역사에서 전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 시민(가운데)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2.5

◆온라인상에서도 강하게 비난

온라인상에서는 오프라인보다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논란이 더욱 거센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게시판에 “마트에 살 게 있어서 갔는데 다들 말로만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것 같다. 내가 뻘쭘할 만큼 마스크를 안 쓰고 다녀서 깜짝 놀랐다”며 “마트 직원들 빼고는 진짜 마스크 한 사람이 손에 꼽힐 정도”라고 게시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진짜 마스크를 왜 안 쓰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지금 병원 가려고 나왔는데 길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 쓴 사람이 나 말고 한두명 밖에 없다”며 “여행 다녀온 사람들도 버스에 탄 거 같은데 마스크를 전혀 안 쓰고 심지어 버스 기사님도 안 썼다. 다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듯”이라고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안전 불감증’이라고 비판하며 이런 때일수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 아이디 ‘lej*****’은 “저러다 어쩌려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끼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며 “전혀 위험한 것을 못 느끼는 둔한 사람들인가”라고 지적했다.

‘sjm****’은 “한국 국민은 정말 안전 불감증인 것 같다”며 “중국처럼 사람이 수백명 죽어나가야 정신 차릴 건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tos*****’은 “마스크는 여기저기서 품절 대란인데 정작 나가보면 마스크가 왜 품절인지 의아할 정도로 안 쓴 사람들이 많다”며 “제발 주인의식 좀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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