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프랑스 유학 간 여성… 60여년간 1만 4000점 창작열

이성자(李聖子, 1918~2009) 화백. (제공: 남원시) ⓒ천지일보 2020.2.4
이성자(李聖子, 1918~2009) 화백. (제공: 남원시) ⓒ천지일보 2020.2.4

[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전북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2020년 첫 전시로 ‘FOCUS 이성자: 프랑스 하늘에 수놓은 은하수’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FOCUS’ 시리즈는 20세기 한국 미술사에 영향을 끼친 거장들을 매년 1명씩 선별해 소개하는 전시로 첫 번째 주자는 바로 이성자(李聖子, 1918~2009) 화백이다.

이성자 화백은 33세가 되던 1951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으며 폴 고갱·아메데오 모딜리아니·호아 미로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거쳐 간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Académie de la Grande Chaumiére)에서 정식 미술 교육을 받은 신여성이다.

그녀는 붓을 잡기 시작한 이후 생을 마감하는 직전까지 약 60년 동안 회화, 판화, 모자이크, 테피스트리, 도자기 등 1만 4000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이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만 네 번의 개인전을 갖는 등 한국과 프랑스에서 인정받는 화가로서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과 프랑스 예술문화공로훈장 오피시에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현재 진주시는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을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성자 화백의 1980년대 이후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우주’ 시대 연작들로서 하늘과 우주에 축제처럼 펼쳐진 환상적인 빛깔의 힘으로 관람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특히 이들 작품은 이성자 화백이 엄마로서, 작가로서, 이방인으로서 짊어졌던 짐을 내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들이어서 인생의 시련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데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미술관 관계자는 “우리에게 예술이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이성자 화백의 작품은 ‘초탈(超脫)’이라는 단어로 해답을 준다. 인생이 어려움을 마주쳤을 때 예술이 돌파구가 된 것”이라며 “한국현대미술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이성자 화백이 대중적으로나 학술적으로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7일부터 4월 19일까지 김병종미술관에서 개최되며 미술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