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최종훈(왼쪽)과 가수 정준영. ⓒ천지일보 2019.3.24
FT아일랜드 최종훈(왼쪽)과 가수 정준영. ⓒ천지일보 2019.3.24

집단성폭행·불법촬영유포 혐의

1심서 각각 징역 6년·5년 선고

징역형 결과에 뒤늦은 ‘눈물’

이후 나란히 항소장 접수

이날 증인신문 논의할 듯

승리, 성매매알선 등 혐의 기소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31)씨와 ‘FT 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30)씨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 일정이 4일부터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2부(윤종구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정준영과 최종훈 등 5명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연다.

애초 이 재판은 지난달 21일 처음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정준영 등이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대한 구체적 의견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연기를 결정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촬영·유통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1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촬영·유통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1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한 행위들이 정상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인지, 다른 여성들과 관계에서도 이 같은 행위를 했다는 취지인지 알려달라”며 “또 아니면 평소 하던 방식이란 취지인지, 비정상적이지만 범죄 정도가 아니라는 취지인지 답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에선 정준영 등이 구체적인 항소 이유와 앞으로의 변론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심에서도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며 지난달 31일 증인신청서를 냈다. 이에 대한 결정도 재판부가 이날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2016년 3월 대구 등지에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최종훈은 같은 해 1월 강원도 홍천에서 벌인 강제추행 혐의도 적용됐다.

특히 정준영은 2015~2016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된 성관계 등 동영상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 11차례에 걸쳐 올린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이들에게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내용을 공유하면서 여성을 단순한 쾌락 도구로 여겼다”며 “나이가 많진 않지만, 호기심 어린 장난으로 하기엔 (피해가) 너무 중대하고 심각해 엄중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준영에 대해 재판부는 “항거불능의 피해자를 합동해 간음했고, 여성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카톡방에 올렸다”며 “이를 나중에 알게 된 피해자들이 느꼈을 고통의 정도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꼬집으면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최종훈에 대해서는 “술에 취한 피해자를 합동 간음하고도 반성 하지 않았다”며 “원하지 않는 성관계로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 받을지 헤아리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매매 알선과 해외 원정도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매매 알선과 해외 원정도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

함께 기소된 클럽 버닝썬 MD(영업직원) 김씨는 징역 5년, 모 걸그룹 멤버의 오빠로 알려진 회사원 권모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씨에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선고를 마치자 정준영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쏟아냈다. 최종훈도 마찬가지로 의자를 붙잡고 오열했다.

이후 이들은 나란히 항소장을 제출하며 재판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이 같은 범행이 불거진 것은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가 주도하던 카톡 대화방이 ‘버닝썬 게이트’로 세상에 알려진 게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성폭행당했다는 정황을 확인한 피해 여성들이 이들을 고소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현재 검찰은 승리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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