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4% 상승(전월비 0.2% 하락)하는데 그쳤는데, 채소류 가격은 12.9%(전월비 -6.0%)가 떨어져 조사된 품목 중 하락률이 가장 컸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를 구매하려고 살펴보는 모습. ⓒ천지일보 2019.4.2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를 구매하려고 살펴보는 모습 ⓒ천지일보DB

농산물·석유류 기저효과 사라진 영향
정부·통계청, 올해 1%대 지속 전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0%대를 지속하던 소비자물가가 13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정부나 통계청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1%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인해 쉽지 않아 보인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이는 2018년 11월(2.0%)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이자 2018년 12월(1.3%) 이후 13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하락의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이들 품목의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8월(0.0%) 보합에 이어 9월(-0.4%)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10월(0.0%) 다시 보합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경고음이 나오기도 했다.

소비자물가는 11월(0.2%)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뒤 12월(0.7%)에 이어 1월 잇따라 상승폭을 키웠다.

품목 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무(126.6%), 배추(76.9%), 상추(46.2%)가 급등했고, 감자(-27.8%), 마늘(-23.8%), 고구마(-21.4%), 귤(-20.3%) 등은 가격이 급락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모습. ⓒ천지일보 2020.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모습. ⓒ천지일보 2020.1.14

공업 제품은 2.3% 오른 가운데 그중 석유류가 12.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49%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2018년 7월(12.5%)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5%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0.8% 상승했으며, 개인서비스는 1.7% 상승했다. 특히 외식 외 서비스가 2.3%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44%포인트 끌어올렸다. 집세(-0.2%)와 공공서비스(-0.5%)는 하락했다.

다만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상승하는 데 그쳐 여전히 1%를 밑돌았다. 그래도 작년 8월(0.9%) 이후 최대 상승폭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올라 역시 작년 8월(0.8%)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은 농산물 기저효과와 무상교육·건강보험 보장 정책 효과로 0%대 물가가 지속됐는데 올해 들어 농산물 기저효과가 끝나고 작황 악화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고 국제 유가도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신종코로나 영향과 관련해서는 “2월 지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아직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사스(SARS) 때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이 관측되지 않았고, 메르스(MERS) 때는 전체 물가보다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이 있어 한 분기 정도 하락했다가 사태 종료 후 반등했다”는 설명을 들어 신종코로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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