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케냐에서 한 농부의 딸이 메뚜기 떼를 쫓아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케냐에서 한 농부의 딸이 메뚜기 떼를 쫓아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세계 곳곳이 자연 재해와 이상기후, 전염병 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원인이 크지만, 쉽사리 설명할 수 없는 재해와 기후 등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환경은 물론 인간까지 위협하는 모양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의 창궐이다. 중국에서 시작한 신종코로나로 인한 감염증으로 3일 기준 두 달 가량 만에 23개국 362명이 사망하고 1만 7392명이 감염됐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를 넘어선 상황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전염 원인이나 경로 등도 불확실해 전 세계가 기약 없는 불안 속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사망자 시신을 장의업 직원들이 옮기고 있다. (출처: 뉴시스)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사망자 시신을 장의업 직원들이 옮기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신종코로나’ 공포가 극에 달하는 가운데, 미국에선 독감이 신종코로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망자를 내 충격을 주고 있다. CNN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악의 ‘독감’으로 어린이 54명을 포함, 모두 82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2019∼2020 독감 시즌이 지난 10년간 최악의 시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미국 국립앨러지 및 감염병 연구소는 내다봤다.

최근 갑작스럽게 등장한 대규모 메뚜기 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정부는 메뚜기 떼 창궐과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대규모 메뚜기 떼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메뚜기는 바람을 타면 하루에 최대 150㎞를 이동할 수 있는 데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1㎢ 규모의 메뚜기 떼는 하루에 사람 3만 5000명을 위한 식량을 먹을 수 있어 인류에게 아주 큰 위협 요소다.

이번 ‘이집트 땅 메뚜기(desert locust)’는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에서 주로 서식하면서 사우디의 홍해 변과 중부 사막을 거쳐 걸프 해역을 넘어 이란과 파키스탄까지 북상해 농업에 해를 끼치고 있다.

특히 작년 가을부터 동아프리카에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케냐, 소말리아 등에서 메뚜기 떼가 창궐해 사방으로 퍼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최근 케냐에서 메뚜기 떼는 70년 만에 최대 규모이고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에서도 각각 25년 만에 가장 많은 메뚜기 떼가 출현했다.

항상 빈곤에 시달리는 동아프리카, 파키스탄 등은 메뚜기 떼로 식량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안그래도 폭설과 눈사태로 피해가 극심한 파키스탄은 메뚜기 떼 공격까지 받는 상황이다. 최근 파키스탄 전역의 자연재해 사망자는 100명이 넘는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AP통신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폭설과 홍수 등으로 39명이 숨지는 등 최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지역에 닥친 기상재해로 16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겨울 폭설과 폭풍은 스페인도 강타했다. 지난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시속 100㎞급의 강풍과 폭우, 폭설 등을 동반한 이번 겨울 폭풍은 스페인 남동부 해안지대에서 거대한 홍수를 일으키며 11명의 희생자를 남겼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내리는 비로 피해가 확산하는 나라도 많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최소 5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실종, 1만 7000여명의 이재민이 보고됐다.

지난달 25일 기준 아프리카 대륙 동쪽의 인도양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도 폭우가 쏟아지며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이번 폭우와 홍수에 따른 이재민은 10만 7000명에 달한다고 재난 당국은 전했다. 이에 마다가스카르는 ‘국가 재난’ 상황을 선포했다.

작년 가장 재해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인 호주와 뉴질랜드의 재난급 이상기후는 올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0분(현지시간) 멜버른 공항과 질롱 인근 아발론이 각각 섭씨 42.3도와 44.3도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 최악의 폭염이 몰아쳤다. 빅토리아주에는 현재 10개의 산불이 타고 있는 가운데,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과 뇌우로 새로운 산불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저녁에는 강풍을 동반한 뇌우가 휩쓸고 지나가 가로수들을 넘어뜨리고, 전선과 건물을 파손시켰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번더눈에서 소방관들이 주택을 덮친 화재를 진압하려고 애쓰고 있다. 현재 호주 수도 캔버라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번더눈에서 소방관들이 주택을 덮친 화재를 진압하려고 애쓰고 있다. 현재 호주 수도 캔버라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호주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끊이지 않는 산불로 최소 33명이 목숨을 잃었고, 한국 면적보다 넓은 1100만헥타르(11만㎢)가 불에 탔다.

3일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유명 관광지 밀퍼드 사운드 지역은 폭우에 따른 홍수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뉴질랜드 기상청은 남섬 웨스트코스트 지역에 사상 처음으로 폭우 적색경보가 발령돼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는 작년 12월에도 화이트섬 화산 폭발 참사로 20명이 숨졌다. 지난달 12일에도 필리핀 탈(Taal) 화산이 폭발하면서 이재민이 100만명 발생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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