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는 결코 북한을 비켜가지 않았다. 아니 비켜갈리 만무하다. 북한이 어떤 나라인가. 예방의학이 대단히 취약한 곳으로 평소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공격적인 바이러스는 거의 무방비 상태다. 따라서 북한 당국자들은 신종 바이러스의 침투를 마치 강적들이 공격해 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북한에서는 어떤 기관이 신종 바이러스 방역을 담당하고 있을까. 북한의 보도 내용 한 토막을 살펴보자.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이 세계 여러 나라에로 급속히 전파되어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시시각각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맞게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절대로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데서 국가품질감독위원회 일군들이 맡고 있는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 이 방역사업을 국가품질감독위원회가 맡고 있다고 북한은 밝히고 있다.

계속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세계적으로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그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태에 대처해 국경에 위치하고 있는 주요지점들에서 위생검역대책을 철저히 세우기 위한 작전과 지휘를 짜고 들고 있다. 외국출장자들에 대한 검병검진 사업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물자들에 대한 검사검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경지구 수출입품검사검역소들은 위생방역부문의 일선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당조직에서는 위원회일군들과 정무원들이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의 전파를 막기 위한 위생방역의 전초선에 자신들이 서있다는 높은 책임감을 안고 국경지역에 달려 나가 위생검역사업에 대한 지도를 보다 실속 있게 진행하도록 정치사업에 힘을 넣었다.

또한 아래단위 수출입품검사 검역소들에서 해당 지역 비상방역지휘부와의 연계밑에 입국자들에 대한 격리사업과 의학적 감시사업에 적극 협력하도록 했다. 위원회책임일군들이 평양 항공역수출입품검사 검역분소를 비롯한 여러 단위에 나가 모든 검사검역원들에게 당과 국가의 긴급조치를 알려주고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을 철저히 막기 위한 방도들을 하나하나 토론했다. 특히 평양역 수출입품검사 검역분소에서 마스크, 장갑, 보호안경을 비롯한 개인보호수단들, 체온측정 설비들의 구비정형과 사용방법을 요해하고 필요한 대책을 세우는 한편 검사검역원들이 국제열차에 대한 2차위생검역을 진행해 사소한 징후도 제때에 적발하기 위한 사업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

국경에 위치한 수출입품검사 검역소들에 능력 있는 위원회일군들과 정무원들을 파견해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국경검사 검역사업을 현지에서 강하게 장악지도하도록 했다. 이외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위원회 사무실 직원 출근을 금지시킨데 이어 금강산 관광시설 철수를 연기하는 등 방역사업을 완벽하게 추진하고 있다.

남과 북이 코로나 신종 바이러스 방역사업에 협력하고 있는 사업도 바람직하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월 3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30일 오후 11시쯤 개성공동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새로 설치한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로 연결된 팩스로 ‘금강산 국제관광국’ 명의로 이같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년 10월 23일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시설 완전 철거·문서 협의’를 요구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월까지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대남 통지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편, 개성공동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새로 설치한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와 팩스는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시험 통화를 완료했다. 직통전화와 팩스선이 개통된 지 30분 만에 북측이 금강산 문제 관련 통보문을 보내온 셈이다.

앞서 전날 남북은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개성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대신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와 팩스를 각각 1대씩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신종바이러스는 국경을 모른다. 이데올로기와 민족주의도 분간하지 못한다. 어려운 난국에 남과 북이 신속하게 대처해 나가는 모습은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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