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탈국가주의로 민간부문 동력 키워야
[시사칼럼] 탈국가주의로 민간부문 동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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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현대사회가 점점 다양화·전문화·특성화 돼가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움켜쥐고 통제와 조정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정부가 관여하고 가능한 한 사적 영역은 그들의 자치에 맡기는 것이 올바른 국가지배의 형태이다.

세상이 급변해 가는 모습을 보면, 국가나 정부라는 집단이 개인과 사회, 시장의 변화를 못 따라가고 있음을 여실히 느낀다. 방탄소년단이 과연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열심히 한류사업을 지원해 줘서 세계를 평정했을까? 미국의 애플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아이폰을 만들었나?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정부가 특별히 개입하지 않아도, 그런대로 자기 조정능력이 잘 작동하는 사회가 돼가고 있으므로 ‘큰정부’가 아닌 ‘작은 정부’가 답이다.

민주주의가 인류사회에 정착된 이후 이해관계에서 중립적으로 작동하는 정부는 많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법조차도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법으로 사람을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 제재와 보상이다. 국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제재는 규제와 처벌이다. 반면에 가장 큰 보상은 예산과 지원이다. 그래서 강한 권력의 유혹에 빠진 정부들은 이런 법의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몸집을 점점 불려왔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의 현장적 요구와 별 관련도 없이 비대한 정부가 생겨난 것이다.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는 동안 국가와 정부라는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일해야 되느냐에 대한 성찰은 없이 계속해서 ‘큰 정부’를 유지해 왔다. 국민 개개인의 의견이 중요한 민주 사회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정부가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점과 방향을 제시하는 관치(官治)가 당연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서, 작은 공동체에서, 또는 저마다 살아가는 현장에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는 자치(自治)는 아주 어색해져 버렸다. 심지어는 자치를 위해 만든 제도들조차 실질적으로는 관치의 형태를 띄고 운영되기도 한다. 법은 이제 이런 행태들을 교정해 주고, 흔들리지 않는 그리스 신화의 디케 여신처럼 불편부당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작은 정부’의 관점에서 정부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이다. 국가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하라는 것이다. 다만 지역에서, 시장에서 또는 작은 공동체에서 알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은 그들에게 과감히 맡기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효율적 정부 운영을 고민해야 한다. 둘째, 개방형 혁신을 통한 열린 국가를 고민해야 한다. 셋째, 주민자치, 지역분권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거버넌스를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특정진영이나 정파에 경도되지 않은 건전하고 건강한 시민단체가 그 향도가 돼야 한다. 정부의 권위주의가 아닌 시민과 현장의 목소리가 중심이 되는 진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풀뿌리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먼 곳에서 찾지 말고 가까운 내 생활터전 속에서 찾도록 정부는 후견역할을 해 줘야 한다. 반듯한 민주주의! 올곧은 작은 정부! 심굳은 지방자치·주민자치를 통한 행복한 민주주의, 주민행복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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