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전세기에 보낼 마스크 기부 물품과 중국경영연구소 박승찬 소장. 마스크 상자에는 ‘武汉加油(우한 힘내요)’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천지일보 (중국경영연구소 제공)
지난달 31일 전세기를 통해 기부할 마스크와 중국경영연구소 박승찬 소장. 마스크 상자에는 ‘武汉加油(우한 힘내요)’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천지일보 (중국경영연구소 제공)

[천지일보=이솜 기자] “마스크 기부 제안을 하고 한 두시간 만에 수백만원이 모였습니다. 다들 돕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그간 어떻게 도와야할 지 몰랐던 거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의 물자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중경연)가 지난달 31일 전세기 편에 우한 현지에서 필요한 마스크 1만 2천개를 보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중경연 등 민간에서의 기부활동이 이어지자 정부에서도 중국에 마스크 등 의료용품을 보냈다.

중경연 소장인 박승찬 용인대 교수는 2일 천지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한에서 유학하는 대학생이 보낸 1만원부터 중국 사업을 하는 사업가의 통 큰 기부까지 다양한 분들이 뜻을 함께 하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회고했다.

앞서 박 교수는 ‘중국에 대해 가르치고, 중국과 관련한 사업을 하고, 중국 사람들과 인연이 있다면 중국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이 때 나서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연구소 회원들에 ‘마스크 기부’를 제안하고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도 참여 의사를 물었다.

이후 한 두시간 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수백만원을 기부했고 지난달 31일 전세기에는 1만 2천여장의 마스크를 보낼 수 있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뜻이 모였다”며 “중국의 안타까운 상황을 돕고자 해도 방법을 몰랐던 분들이 SNS 게시글 등을 보고 찾아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마스크를 전세기에 보내는 과정까지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돈이 있어도 마스크 확보하는 게 어려웠다. 박 교수는 “연구원들과 지인들, 많은 참여자분들을 통해 여기저기에서 용달차를 타고 다니며 물량을 구했다”며 “기부 시기도 늦으면 안되기 때문에 날짜를 맞춰 보내기 위해 많은 분들이 긴박하게 뛰어주셨다”고 설명했다.

순수한 취지로 기부 운동을 시작했지만 이를 삐딱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도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 국민이라도 최소한의 인도적인 입장을 생각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1차 마스크 기부를 마친 중경연은 2차 기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돈과 물량 둘 다 빨간불이 들어왔다.

박 교수는 “한 시간 마다 마스크 값이 올라 걱정이다”라며 “마스크 1개당 600원 대 일 때가 엊그제인데 금방 900원으로 오르고 이제는 2000원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금액이 오른 만큼 물량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2차에는 중국 다른 지역 기부도 고려 중이다. 박 교수는 “우한만 집중을 받고 있지만 다른 지역도 상황이 심각하다”며 “특히 시골 등은 방역 체계도 없고 순식간에 확산할 수 있어 언론 매체에 나온 것 이상으로 위험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연구하는 학자 입장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결국 지나가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를 좀 더 길게 봐야 합니다. 지리적으로 중국은 우리의 이웃입니다. 또 한국의 정치·경제 등 모든 것이 중국과 연결된 만큼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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