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정수기 설치업자가 납품 대가로 학교 등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 조사를 앞둔 교육청 간부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오후 5시 40분경 광주 북구 문흥동 모 아파트 화단에서 이 아파트 16층에 사는 광주 서부교육지원청 사무관 김모(57)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006년 신설학교 납품비리로 당시 중학교 행정실장이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사건 이후 5년 만에 유사한 사건이 터지자 광주시교육청이 충격에 빠졌다.

김 씨는 지난 2004~2007년 광주 모 고등학교에서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정수기 설치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으며 이날 경찰에서 업자와의 대질조사를 받기로 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수사는 정수기 설치업자 이모(67) 씨가 최근 일선 학교 관계자에게 금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낸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이 씨는 설치한 정수기가 관리부실 등으로 잇따라 철거되는 등 수입이 크게 줄자 금품을 건넸던 약점을 잡아 공무원에게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루된 학교가 중·고교 등 최소 4곳에 오간 금액이 4천여 만 원에 이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어 수사가 확대되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 씨가 자택에 “억울하다. 연루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김 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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