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반도체 수출 감소율 14개월만 최저… 일평균 수출은 증가

신종코로나 영향 거의없어… 정부, 장기화 대책 마련 촉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한국 수출이 14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평균 수출은 14개월 만에 늘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한 433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5.3% 줄어든 427억 3000만 달러였고, 무역수지는 6억 2000만 달러 흑자로 9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 수출은 2018년 12월 이후 계속 역주행하면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최장기간 하강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수출이 감소한 가장 큰 요인은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2.5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4.8% 늘어난 20억 2000만 달러로 14개월 만에 처음 상승했다. 이는 전년도 평균(19억 9000만 달러)을 웃도는 금액이다.

주요 20대 품목 중 일평균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제품, 선박, 컴퓨터, 플라스틱제품, 바이오·헬스, 화장품, 로봇 등 9개다. 특히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3.4%로 2018년 12월 이후 최저치이며, 일평균 수출로만 보면 오히려 7.8%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은 지난해 8월 첫 반등한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1월에는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D램 고정가격도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에 상승했다.

수출물량은 10.0% 감소했으나 일평균 물량은 0.4% 증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지난달 지표에는 신종 코로나가 미친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가 시작된 곳으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대한 수출 비중은 한국 전체의 수출에서 0.3%에 불과하다. 또 중국 전체 진출 기업은 3751개로, 이 가운데 후베이성 진출기업은 29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길어진다면 대(對)중국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 차원에서 지난달 30일까지던 춘제 연휴기간을 오는 2일(일부 지역 9일)까지 연장했다. 정부는 중국의 경제활동이 본격 재개되는 춘제 이후 신종 코로나가 수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실물경제 대책반을 가동하고 오는 3일 산업부 장관 주재로 긴급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월 수출은 연초 중동 리스크, 신종코로나 등에도 한 자릿수 감소율을 유지했으나 설 명절 연휴의 영향으로 전체 수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며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을 저점으로 점차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특히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하는 등 수출 반등 모멘텀이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의 수출규제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대일 수출은 6.4% 감소했고 수입은 21.9% 줄었다. 대일 무역적자는 7억 2000만 달러로 2001년 6월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의 대일 수출 감소율(-5.6%)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하락폭(-16.2%)이 더 크게 나타나 한국보다는 일본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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